28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2013년 국내은행 부실채권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은행 18곳의 부실채권(3개월 이상 연체기준) 규모는 지난해 25조5000억원에 달했다. 1년 전보다 7조원 늘어난 규모로 전체 대출에서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율은 1.77%로 0.44%포인트 상승했다. 금감원이 제시한 연말 목표비율 1.49%를 크게 웃돈다.
부실채권은 주로 기업여신에서 발생했다. 기업여신 부실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22조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조3000억원 증가했다. 부실채권비율은 2.36%로 0.7%포인트 상승했다. 조선·건설 등 경기민감업종에서 거액 부실이 확대된 영향이다. STX, 쌍용건설 등 대기업의 부실채권이 늘면서 대기업 부실채권비율은 1.25%에서 2.82%로 1년 사이 1.57%포인트나 상승했다. 가계여신과 신용카드 채권의 부실 규모는 각각 2조9000억원 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00억원, 1000억원 감소했다.
신규발생 부실채권 규모는 31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조9000억원 늘었다. STX계열이 2조6000억원, 성동·대선·SPP 등 조선 3사가 3조3000억원, 쌍용건설이 6000억원, 경남건설과 동양계열이 각각 5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이 발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부실채권비율이 증가한 것은 중소조선사의 잠재부실이 현실화되고 STX, 동양, 쌍용건설, 경남기업 등 대기업의 거액 신규부실이 발생한 영향"이라며 "출자전환 등으로 재무구조를 명확히 개선한 경우에는 건전성 분류에 즉각 반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부실기업의 신속하고 효과적인 회생을 지원하고 은행의 건전성을 제고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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