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요? 무슨 일 있어요?"
"…"
여성 일자리 150만개 창출을 주요 내용으로 한 경제혁신3개년 계획 발표에 순간 전날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혁신3개년 계획 발표 자리서 "여성 경력단절 문제만 해결돼도 우리 경제는 10%의 여성 인적자원을 더 얻을 수 있다"며 150만개 일자리를 새롭게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또 일하는 여성들을 지원하기 위해 내년부터 시간제 보육반을 전국으로 확대해 맞춤형 보육ㆍ돌봄 지원체계를 정립키로 했다. 비정규직과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육아휴직이 보다 쉽도록 고용보험 지원도 늘리고 육아휴직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활용을 위해 대체인력 뱅크도 확충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지난 1년간의 성적은 어떨까. 은수미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박근혜정부 1년간 15세 이상 여성고용률은 0.4% 상승했다. 그런데 늘어난 일자리를 들여다보면 고개가 저어진다. 연령대별 증가율을 보면 50~59세와 60~64세 일자리는 각각 1.4%씩 증가했고 65세 이상도 0.5% 늘었다. 반면 20~29세는 1%가, 15~19세는 0.4%가 각각 줄었다. 40~49세의 일자리는 변화가 없었다. 15~49세에서는 전반적으로 일자리가 줄어들고 노년층에서만 일자리가 늘어난 것이다. 비정규직 비율도 26.1%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통령이 나서서 여성 일자리 창출을 주문하다 보니 일자리 개수를 늘리는데 무게중심이 쏠려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실제 경북지역 돌봄서비스의 경우 1일 5시간이던 일자리를 강제로 1일 2.5시간으로 쪼개 1명의 일자리를 추가하기도 했다. 여성의 고용률은 높였지만 질적 수준은 되레 떨어뜨린 결과다.
150만개의 여성 일자리 창출이라는 장밋빛 정책에도 불구하고 주변에는 일자리가 없다고 여전히 아우성이다. 일자리는 없는데 마냥 일터로 나가라며 등을 떠미는 꼴이다. 전업주부로 머물자니 눈치가 보이고, 일하자니 문턱이 너무 높다. 2014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여성들의 자화상이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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