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타인데이 실속형선물 '부실'
올해도 밸런타인데이 특수를 노린 얌체 상술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본지 기자가 14일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1만원 초반대인 초콜릿 선물세트를 구입해 분석한 결과, 내용물 가격이 선물세트 가격의 3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실제 선물세트를 들여다보니 '실속'보다는 '부실'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났다.
GS25, CU, 미니스톱 등에서 판매하고 있는 저가 선물세트 구성은 비슷했다. GS25의 '엘로우 바구니'는 딸기향캔디(1000원), 츄파춥스 3개(600원), 초콜릿 본오본수아브 2개(600원), 이타리초코렛크림웨이퍼 2개(400원), 초코무초 1개(400원) 등과 중국산 곰인형, 조화 등으로 구성됐다. 이 선물세트 가격은 1만2000원이지만, 정작 알맹이 가격은 3000원 정도다. 나머지는 포장용 바구니와 인형, 수고비로 볼 수 있다.
1만5000원짜리 CU의 선물세트 '온리유'는 딸기향캔디 2봉지, 츄파춥스 3개, 본오본수아브 2개, 이타리쵸코렛크림웨이퍼 2개, 모롤웨이퍼롤 2개, 중국산 곰인형, 조화 등이 들어있다. GS25보다 3000원 더 비싸지만, 구성품은 딸기향캔디 1봉지만 더 들어있을 뿐이었다.
유통기한도 얼마 남지 않은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평균적으로 초코바 유통기간은 1년이다. 선물세트로 구성된 제품들은 거의 7개월 전에 만들어진 것이다.
초콜릿을 사러온 대학생 박소희(24)씨는 "남자 동기들에게 주는 초콜릿은 저가형으로 사고 싶어 편의점에 들렀는데 요즘 잘 먹지 않는 제품들만 들어있다"며 "그렇다고 돈을 더 주고 사기엔 부담스러워 고민"이라고 말했다.
거품 상술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밸런타인데이 시즌이면 편의점 매출은 급증한다. GS25의 경우, 밸런타인 행사 기간 매출은 평소보다 2배 넘게 증가했다.
직장인 조민정(30)씨는 "초콜릿 가격에 거품이 끼어있는 건 매년 똑같이 되풀이 되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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