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의 결정은 시장의 예상대로였다. 시장에서는 최근 대외 경제여건이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 보다 동결에 힘을 싣고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전문가 125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99.2%는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답했다.
게다가 금리를 올려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인상 카드는 10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 등의 문제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안정적인 물가상승률로 인해 금리를 조정할 요인이 없었다는 분석도 있다. 올해 1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올라 1%대 이하의 상승률을 유지했다. 한은은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국제 원자재 가격 안정 등으로 당분간 낮은 수준을 나타냈지만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금통위 회의 직후 밝힌 통화정책방향에서 금리 동결 이유로 해외 요인을 먼저 꼽았다. 한은은 "미국에서는 경기회복세가 지속됐고 유로지역에서도 경기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을 이어가는 등 앞으로 세계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여건 변화와 일부 신흥시장국의 성장세 약화 등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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