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재산 증식 대신 개인투자자 부자 만들기 나서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가 헤지펀드 매니저 마이클 슈타인하트(73·사진)의 주식시장 복귀를 두고 쓴 표현이다. 전설적인 투자자 슈타인하트는 증시에 복귀해 투자시장의 흐름을 바꿔놓겠다고 호언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자기가 투자한 상장지수펀드(ETF) 판매업체 '위즈덤트리'의 회장으로서다.
슈타인하트가 누구길래 포브스는 릫거물릮이 돌아왔다고 표현한 걸까. 그는 헤지펀드의 기반을 다진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 덕에 헤지펀드는 지난 30여년 동안 줄곧 성장해올 수 있었다.
게다가 슈타인하트는 젊은 조너선 스타인버그 위즈덤트리 최고경영자(CEO)의 후견인을 자처하며 조연에 머물고 있다. 그가 보기에 스타인버그 CEO는 지난 몇 년 동안 시장에서 가장 훌륭한 성과를 낸 펀드매니저다.
현재 위즈덤트리의 운용 규모는 350억달러(약 37조7475억원)로 미 전체 ETF 시장의 2.1%를 차지한다. 4년 전 1%의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한 규모지만 슈타인하트는 아직 배고프다. 위즈덤트리의 목표는 전문 투자이론으로 시장 평균 수익률보다 1~2%포인트 많은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이는 그가 54세이던 1995년 펀드를 해산하고 헤지펀드 시장에서 떠날 때 내뱉은 말과 일치한다. 피터 린치가 자기 분신처럼 여겼던 마젤란펀드를 떠날 즈음 갖게 된 생각과도 같다.
당시 슈타인하트는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어주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이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부자만 더 큰 부자로 만들어줘서는 천국에 갈 수 없다”는 말을 남긴 채 시장과 등졌다.
이렇게 시장에서 은퇴했던 그가 일반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프로젝트로 새로운 반란의 전선에 서 있다.
과거 헤지펀드 매니저로서 슈타인하트의 명성은 대단했다. 1967~1995년 그의 펀드는 연평균 24.5%라는 놀라운 수익률을 투자자들에게 안겨줬다.
슈타인하트의 펀드가 처음 출발할 때 1만달러를 맡겼다면 1995년 펀드 해산 당시 480만달러로 불어 있었을 것이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에 1만달러를 투자했다면 19만달러로 부는 데 그쳤을 것이다.
슈타인하트는 투자자들로부터 운용 이익의 20%나 되는 막대한 보수를 챙겼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다.
슈타인하트는 놀라운 투자 성과 덕에 1993년 재산 규모가 3억달러로 불었다. 같은 해 그는 포브스가 선정한 '미 400대 부자' 순위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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