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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골프장의 허와 실] "불모의 땅을 골프장으로"

최종수정 2014.02.06 09:24 기사입력 2014.02.0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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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매립장 등 버려진 땅 골프코스로 재활용, 생태계 복원에도 큰 도움

 간척지에 조성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이 지금은 가물치와 붕어, 부들, 철새들이 찾는 생태습지로 변모했다. 에코소풍 장면.

간척지에 조성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이 지금은 가물치와 붕어, 부들, 철새들이 찾는 생태습지로 변모했다. 에코소풍 장면.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2001년 서울.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서울시와의 협약을 통해 난지도에 골프코스를 조성했다. 쓰레기 매립장이 순식간에 골프장으로 변신한 셈이다. 비용도 146억원이 전부였다. 당연히 그린피가 싸고, 동선이 짧아 골퍼들에게 환영을 받았다. 물론 오래가지는 못했다. 서울시와의 지루한 법정공방 끝에 다시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골퍼들이 "거금을 투자해 완성된 시설이 무용지물이 됐다"며 불만을 토로했던 이유다.
하지만 '친환경 골프장시대'를 여는 신호탄 역할은 충분히 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2006년부터 지자체들과 함께 정선, 제천 등 버려진 땅에 골프장을 조성하고 있다. 에콜리안 제천이 대표적이다. 2012년 9월 충북 제천시 고암동 일대 쓰레기매립장 11만평의 부지에 9홀짜리 골프코스와 클럽하우스, 주차장, 관리시설 등이 들어섰다.

무엇보다 버려진 땅을 골프장으로 재활용했다는 부분이 관심사다. 초기투자비가 적어 저렴한 비용으로 라운드가 가능하고 실질적인 골프대중화의 초석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에콜리안 제천의 주중 그린피는 2만9000원(18홀 5만8000원), 주말은 3만9000원(18홀 7만8000원)이다. 수동카트는 무료, 캐디도 없다. 클럽하우스는 소박하지만 식음료 값이 싸다. 그야말로 걸어서 플레이할 수 있는 온전한 대중골프장이다.

사실 국내에는 이미 쓰레기매립장과 함께 폐염전이나 폐탄광 등 불모지가 골프장으로 화려하게 재탄생한 곳이 많다. 81홀 규모를 자랑하는 전북 군산골프장 부지도 원래는 염전이었다. 천일염 생산지로 명성을 날리다가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바닷물이 막혀 염전이 사라졌다. 처음에는 국제 자동차경주장이 계획됐다가 표류했고, 결과적으로 골프장이 돌파구가 됐다.
군산레저산업은 방치된 땅을 사들여 총연장 45km에 달하는 골을 파고, 흙을 채취한 부분에 물을 채우는 친환경공법을 적용했다. 충남 당진 파인스톤과 전북 고창 역시 폐염전 부지다. 정선 하이원 등 강원도의 폐탄광도 마찬가지다. 폐석더미가 산을 이루며 흉물스런 몰골로 남아있던 곳이 지금은 골프장과 카지노를 보유한 호텔과 스키장 등 종합리조트시설로 변모했다. 충북 대호단양도 석회석을 채굴하던 지역이었다. 인천 영종도 스카이72는 간척지다.

'불모의 땅'에 골프장을 만드는 일은 국부 창출에도 일조한다. 일단 코스 내에 연못과 호수를 만들고, 조경수 등을 대거 식재해 생태계 복원에 큰 효과가 있다. 염분이 높았던 스카이72의 척박한 땅은 현재 가물치와 붕어, 부들, 철새들이 찾는 생태습지로 변모했고, 고라니가 뛰어노는 '생명의 땅'이 됐다. 또 고용 창출 등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효과도 있다. 정부에서 더 많은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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