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제조업 '허브'인 광둥(廣東)성 둥관(東莞)시에서 의류공장을 운영하며 미국 브랜드 아베크롬비앤피치에 제품을 납품하는 크리스탈 그룹은 이번 설 연휴에 고향에 내려간 직원들을 돌아오게 하기 위해 갖가지 묘안을 마련 중이다.
데니스 웡 크리스탈 이사는 "이 모든 게 직원들을 오랫동안 근무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지난해 11월부터 직원들의 임금을 8% 인상하는 조치도 취했다"고 말했다.
전자제품 제조업체인 이글(Eagle)은 '설 연휴를 보내고 제 때 복귀하는 직원들에게'란 조건으로 100~1000위안(약 1만7000~17만9000원)의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사측 관계자는 "직원의 80~90%가 회사에 남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도"라면서 "이 일대 공장들은 설 연휴를 보내고 나면 직원의 30% 이상이 이탈하는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이러한 노력은 중국의 '한 가구 한 자녀' 정책으로 노동 인구가 줄어든 데다 정부가 내륙 소도시에 신규 일자리 창출을 장려하면서 많은 농민공들이 광둥성을 이탈하는 현상에 따른 것이다. 농민공 이탈 현상은 보통 춘제 연휴를 지나면서 최고조에 달해 제조업계의 각종 복리후생 지원책들은 설 연휴 전후에 집중되곤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업들의 일시적인 노력이 제조업 허브에서 농민공의 이탈을 막는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고 조언한다.
홍콩에 본부를 둔 노동단체 중국노공통신(中國勞工通訊·China Labour Bulletin)의 제프리 크로셀 대변인은 "제조업계에 종사하는 농민공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더 많은 임금과 복리 지원들"이라면서 "광둥성 선전시의 경우 근로자 최저임금이 중국 전역에서 가장 높은 편이지만 월 1808위안(약 32만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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