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CEO 전략회의'서 승리하는 방법 주문
구 회장은 15~16일 이천 소재 연수원인 LG인화원에 40여명의 LG 최고경영진들을 소집해 '글로벌 CEO 전략회의'를 갖고 승리하는 방법을 찾아낼 것을 강하게 주문했다.
구 회장은 평소 시장 선도를 강조해 왔지만 '승리'라는 표현까지 쓴 것은 1등이 되기 위한 집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의 발언에는 글로벌 TV 및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고 중국·일본 등이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현실에 안주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실함도 배어 있다.
앞서 그는 지난 2일 신년사에서 "앞으로의 경영 환경은 위기 그 자체"라며 "원화 강세와 경기 회복 지연 등 경제 여건은 여전히 어렵고 선도 기업의 독주는 더욱 심해지고 다른 범주에 속하던 기업과의 경쟁도 많아졌으며 앞서 나가던 기업들도 한순간의 방심으로 인해 기회를 놓치고 아성마저 무너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어 구 회장은 "임직원 모두가 지금이 위기임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한사람 한사람이 위기 극복을 위해 각오를 다지고 모든 경영 활동을 되짚어 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음날인 3일에는 전국 LG전자 베스트샵 등 900여개 판매 전문점 대표를 초청해 올해 주요 제품 등에 대해 설명하는 한국영업본부 정책발표회 전시장을 직접 방문해 "이 정도 만들면 잘 팔릴 것이라는 공급자 중심의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앞선 기술과 완벽한 품질은 물론 고객을 사로잡는 마케팅과 유통·서비스까지 한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적당히 만든 제품으로는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으며 성능과 품질 등 모든 면에서 완벽함을 추구해야 1등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지난해 말 단행한 LG의 임원 인사에서도 구 회장은 시장 선도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사업체질과 미래 준비 및 위기 돌파를 위한 책임경영체제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LG는 세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밀려 만년 2등에 머물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지난해 3위로 올라섰지만 여전히 애플과 삼성전자가 앞을 가로막고 있다. 또 화웨이·레노버 등 중국 신진 업체들은 바짝 LG를 추격하고 있다. 구 회장이 강도 높은 발언을 연이어 쏟아내는 이유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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