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고양=아시아경제 이영규 기자] 경기도 군포시와 고양시가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24) 때문에 울고 웃고 있다.
김연아 선수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다녔던 군포시는 3년째 '김연아거리' 지정이 지지부진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8일 군포와 고양시에 따르면 군포시는 김연아 선수를 기념하기 위해 2011년 김 선수의 모교인 수리동 도장중학교 맞은편 철쭉동산~수리고등학교~중앙도서관을 잇는 1.2㎞ 구간을 '김연아거리'로 지정하고 명예 도로명을 부여했다.
군포시는 이 구간에 김연아 선수를 상징하는 조형물과 핸드프린팅, 표지판 등을 설치하고 김 선수가 참석한 가운데 선포식을 개최할 계획이었다.
당시 일부 시의원들은 김연아 선수 측이 모교인 군포 수리고에 위탁 전시해 오던 초·중학교 시절 유니폼 등 소장품을 일방적으로 회수한 데 대해 문제를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다 보니 김 선수가 학창시절 주로 이용했던 이 거리는 '김연아거리'라는 명예 도로명만 붙은 채 도로명이 정식 등록되지 못하고 있다.
군포시 관계자는 "경기도 수원에 박지성도로가 있듯이 군포에는 김연아도로가 있는데 아직까지 정식 도로명으로 등록이 안 돼 안타깝다"며 "조속히 문제가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고양시는 김연아 선수 때문에 빙상 중심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고양시는 지난 3~5일 고양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서 제68회 전국 남녀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를 김연아 선수가 참가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번 대회는 김연아 선수가 참가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국내외의 관심이 컸다. 특히 국내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피겨 관련 전문가와 외신들이 비상한 관심을 보이기도 해다.
김연아 선수도 이에 보답하듯 시니어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해 80.60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 점수는 비공인 역대 최고점이다. 이를 시샘이라도 하듯 일본 언론들은 "자국대회라서 김연아가 최고점을 받았다"며 생트집을 잡기도 했다.
고양시는 다음 달 열리는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을 한 달여 앞두고 김연아 선수가 참가한 가운데 대회를 치르면서 '김연아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평가다.
고양시는 여세를 몰아 오는 4월 국내 최초로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디비전 IA) 대회도 개최한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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