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문제를 주재로 다루면서 유럽과 미국의 경제위기 해법에 대한 자존심 대결까지 곁들여지면서 두 사람은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그는 “경제위기 초반에는 잘 먹혔지만 최근 들어선 그 효과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오히려 이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경계심을 촉구했다. 그는 “대규모 경기부양 정책으로 인해 각 국별로 부채가 과도하게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돼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앙은행이 과연 이런 몫까지 떠맡을 수 있는지, 또 향후 직면하게 될 과다한 부채로 인한 재정 문제들이 잘 다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함께 토론자로 나선 서머스 전 장관은 이에 언성을 높이며 발끈했다. 그는 한마디로 “미국의 경제상황이 당분간 경기 부양 규모를 줄이는 긴축 같은 것을 고민할 단계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그는 “최근의 경제 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2008년 경제 위기 이전으로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오늘날 미국 경제는 여전히 2007년에 비해 10% 정도 위축돼 있는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성인 인구도 당시에 비해 5% 정도 줄어든 상태이고, 인플레이션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대만큼 높아지는 것을 기대하기 힘든 상태라고 지적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애플이나 구글과 같은 기업들도 사내에 막대한 자금을 쌓아만 두고 투자에 나서지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경제가 회복단계에 접어들려면 갈 길이 먼데, 재정건전성만 따져서 소극적으로 대처할 상황이 아니란 주장이다.
특히 서머스 장관이 “IMF가 유럽 국가들의 방식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하고 미국 경제에 조언도 했지만 시의적절하지 못한 것도 많지 않았느냐”며 반격에 나서자 회의장엔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필라델피아(미국)=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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