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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박병호 "목동 탁구장? 말도 안 돼요"②

최종수정 2014.01.03 16:24 기사입력 2014.01.0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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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사진=정재훈 기자]

박병호[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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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편 "박병호는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에 이어 계속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박병호(28·넥센)는 현 프로야구 최고의 타자다. 지난해 유일하게 2년 연속 30홈런-100타점을 이뤘다. 9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타이론 우즈(1998~2001년), 이승엽(1997~1999년, 2002~2003년), 장종훈(1991~1992년), 펠릭스 호세(1999, 2001년), 마해영(2002~2003년), 심정수(2002~2003년), 이호준(2003~2004년)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관중몰이에 홈런만한 보약은 없다. 최근 5년 동안 거포 부재를 겪은 프로야구라면 더욱 그렇다. 이대호(소프트뱅크)마저 일본리그에 진출해 그 필요성이 자주 대두됐다. 그런 리그에 박병호의 초고속 성장은 청량제나 다름없었다. 데뷔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총 37개의 홈런을 때리는데 머물렀으나, 지난 2년 동안 68개를 몰아쳤다. 2010년 이대호(44개) 뒤 4년 만에 40홈런 시대를 열 주인공으로 기대를 받는다.

그런데 박병호의 홈런에선 잡음이 발견된다. 지난 2년간 엠엘비파크, 디시인사이드 등 각종 야구 커뮤니티에서 그 가치를 둘러싼 적잖은 논쟁이 있었다. 좌.우 펜스 98m, 중간 118m의 비교적 작은 목동구장을 홈으로 사용해 많은 홈런을 칠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일부 팬들은 목동구장을 ‘탁구장’이라 부르기도 한다.

박병호는 지난해 홈에서 22개의 홈런을 쳤다. 원정에선 15개였다. 홈에서 생산한 홈런이 압도적이었다고 단정을 짓기 모호하다. LG 시절 홈이었던 잠실구장에선 어떨까. 16경기를 치르며 1개를 때리는데 그쳤다. 박병호만 애를 먹었던 건 아니다. 지난해 홈런 2위 최형우(삼성, 29개)도 16경기에서 2개밖에 치지 못했다. 3위 최정(SK, 28개) 역시 15경기에서 1개에 불과했다.
박병호[사진=정재훈 기자]

박병호[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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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들의 잠실구장 공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LG는 2009년 중장거리 타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이동식 펜스를 마련했다. 좌.우 펜스 100m, 중간 125m인 잠실구장을 홈경기 때 좌.우 96m, 중간 121m로 줄여 사용했다. 그 덕에 그해 잠실구장에선 역대 최다인 245개의 홈런이 나왔다. 투수들이 장타 허용 부담을 겪는 부작용이 발생해 2011년 운영은 중단됐다. 지난해 LG에서 두 자릿수 홈런을 친 타자는 없다.

그렇다고 넘보지 못할 산은 아니다. LG와 한 지붕을 쓰는 두산은 지난해 두 자릿수 홈런 타자를 세 명 배출했다. 김현수(16개), 홍성흔(15개), 이원석(10개) 등이다. 이 가운데 홍성흔은 2/3 이상인 11개를 잠실구장에서 생산했다. 이원석도 9개를 쳤다.

논란의 주인공인 박병호는 목동구장 덕을 봤다고 생각할까. 그는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 지형 특성으로 바람의 영향을 적잖게 받았다”고 말했다. 목동구장 본부석 뒤쪽에는 안양천이 있다. 외야 뒤쪽은 목동 5단지 아파트와 빌딩이 둘러싸고 있다. 안양천에서 외야 쪽으로 부는 바람은 건물 벽에 막혀 일부가 지면 쪽으로 급강하한 뒤 위로 솟구쳐 오른다. 그 상승기류는 안양천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밀려 관중석이 없는 외야 쪽으로 향한다. 박병호가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이른바 ‘홈런 바람’이다. 하지만 그는 한 가지 사실을 분명히 하고 싶어 했다.

“목동구장은 탁구장이 아니다.”

다음은 박병호와의 일문일답

-2005년 LG에 1차 지명돼 프로에 입문했다.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사실 성남고 1학년 때까지 프로로 가는 절차를 몰랐다. 박경수(LG), 노경은(두산) 등 고교 2년 선배들이 지명을 받아 그제야 알았다. 그때 선배들이 그러더라. 야구만 잘하면 구단들이 알아서 데려간다고.

박병호[사진=정재훈 기자]

박병호[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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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당시를 기억하나.
▲운동을 할 때였다. 이희수 감독님의 호출로 나갔더니 스카우트 분께서 기다리고 계셨다. 영입 의사를 보이시며 저녁에 부모님을 뵙자고 하셨다.

-그날 바로 계약했나.
▲그렇다. 5월 7일이다. 다음날이 어버이날이어서 기억하고 있다. 부모님의 은혜에 조금이나마 보답을 한 것 같았다.

-계약금으로 3억3000만원을 받았다.
▲가족이 편하게 발을 뻗고 잘 공간이 필요했다. 영등포구 대림동에 살았는데 20평이 채 되지 않는 집이었다. 그래서 동네에서 보이는 아파트 한 채를 샀다. 지금도 부모님이 지내시는 곳이다. 문뜩 이사를 갔을 때가 떠오른다. 살던 집에서 멀지 않아 이삿짐센터를 부르지 않았다. 아버지, 형과 모든 짐을 나르느라 고생을 했다.

-2012년 페넌트레이스 최우수선수(MVP) 시상 때는 아버지께 차를 선물하겠다고 했다.
▲조금 돈을 보태 중형차를 사드렸다. 배기량 2000cc 이상의 나름 괜찮은 차다.

-아버지가 아들 자랑을 많이 할 것 같다.
▲한결 같으신 분이다. LG에서 1군과 2군을 오고갈 때도 야구장에 몰래 오셔서 응원해주셨다. 매번 씁쓸하게 돌아가시게 해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모른다. 부모님이 1년에 한 번씩 동창회에 나가신다. 나도 몇 번 찾아가 인사를 드렸는데, 언젠가 한 아저씨께서 내 손을 잡으시며 “엄마, 아빠 좀 웃게 해드려”라고 부탁하셨다. 프로에 지명됐을 때는 한없이 밝으셨는데 부진한 성적에 얼굴이 어두워지셨다는 말씀이었다. 그 한 마디에 가슴이 아팠다. 모든 선수의 부모가 그렇겠지만 아버지는 늘 내게 지극정성이셨다. 그러면서도 단 한 번 내색하지 않으셨다. 아들이 스트레스를 받을까봐 속으로만 앓으셨다.

-조언 정도는 있었을 것 같은데.
▲다치지만 말라고 하셨다. 지금도 똑같다. 최근 많은 상을 타고 “이제는 아들이 잘해서 기분 좋으시죠”라고 물었더니, “당연히 좋지만 운동을 하면 다치기 쉬우니 건강하게만 뛰어다오”라고 하셨다.

박병호[사진=정재훈 기자]

박병호[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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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장한 비결을 묻는 2군 선수들이 많겠다.
▲함께 뛰었던 후배들에게서 자주 연락이 온다. 다들 신기해한다. 함께 2군에서 지낸 게 어제 같은데 어쩜 이렇게 잘할 수 있냐고 묻는다.

-많은 노력이 있지 않았겠나.
▲그렇긴 하다. 그 점에서 김기태 LG 감독님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LG 2군 시절 경기가 끝날 때마다 1시간 이상씩 개인 훈련을 시키셨다. 그때 열심히 배트를 휘둘러 좋은 결과를 맺을 수 있었다.

-2군 선수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1군에 승격됐다가 내려가는 선수 대부분은 열심히 훈련한다. 1군에서 어떤 대접을 받는지 경험해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돌아온다. 2군에만 있는 선수들은 다르다. 자신만의 생각에 빠지기 쉽다. 그걸 버려야만 프로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당장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 사람 일이다.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한다면 좋은 기회는 분명 찾아올 것이다.

-2군에서 약 5년을 보냈다. 야구를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을 듯하다.
▲왜 없었겠나. 그때마다 가족을 생각하며 겨우 버텼다. 그만두겠다는 얘기는 고생해서 이만큼 키워주신 부모님께 죄를 짓는 것이라고 여겼다.

-어렵게 성공했는데 시기 어린 시선이 발견된다. 목동구장을 홈으로 사용해 많은 홈런을 때린다는 말이 대표적이다.
▲영향이 없진 않다. 잠실구장보다 훨씬 크기가 작으니까. 외야 관중석이 없어 바람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펜스도 2m로 낮은 편이고. 그렇게 살짝 빗맞은 몇몇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니 자신감이 붙었다. 물론 그 때문만은 아니다. LG에선 스스로 삼진을 당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반면 넥센에선 삼진을 당해도 괜찮다고 했다. 편안한 마음으로 타격할 것을 주문했고, 그 덕에 내 스윙을 찾을 수 있었다. 다양한 요인이 결합돼 지금의 많은 홈런이 생산됐다고 할 수 있다.

박병호[사진=정재훈 기자]

박병호[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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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일부에선 목동구장을 ‘탁구장’이라 부른다.
▲많이 들었던 얘기다. 솔직히 왜 그러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잠실구장보다야 작지만 다른 구장과는 큰 차이가 없다. 더구나 내가 목동구장 설계자는 아니지 않나. 정식규격을 갖춘 곳이다. 특색 있는 구장 정도로만 봐줬으면 좋겠다.

-LG 시절 삼진에 대한 공포가 꽤 컸던 것 같다. 한때 ‘박체크(스윙)’로 불렸다.
▲삼진을 당하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특히 투 스트라이크 뒤가 그랬다. 배트가 내밀다가도 나도 모르게 멈출 때가 많았다. 심리적 불안에서 비롯된 증상이었다. 과감하게 돌리고 싶은데 자신이 없었다. ‘박체크’로 불린 건 그때부터다. 체크스윙은 넥센에 와서도 몇 번 있었지만 절묘한 트레이드 시기 덕에 버릴 수 있었다.

-2011년 7월 31일 트레이드됐다.
▲당시 넥센의 성적이 꼴찌였다. 코칭스태프나 프런트가 부담 없이 4번 타자를 실험할 수 있었다. 그 덕에 충분한 출전 기회를 보장받았고 자신 있게 스윙했다. 내겐 큰 힘이었다. 심리적 불안을 떨치고 새롭게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LG에서 이적은 어떻게 통보받았나.
▲일찌감치 소문을 접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트레이드 마감시한인 7월 31일 오후까지 별다른 소식이 없었다. 무산됐다 생각하고 평소처럼 동료들과 저녁 식사를 하는데 오후 8시쯤 구단 직원에게서 전화가 왔다. 통화 전 트레이드됐다는 직감을 받았다.

-새 둥지가 넥센이란 것도 예상했나.
▲몰랐다. 그때는 LG를 떠난단 생각밖에 못했던 것 같다. 놀란 가슴을 가라앉히고 동료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는데 이상하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바로 넥센 선수단 매니저와 통화를 했는데 (심)수창이 형과 함께 다음날 대구로 오라고 했다. KTX를 타고 내려가는데 서로 우울한 표정을 숨길 수 없었다. 새 팀에서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막막했다.

박병호[사진=정재훈 기자]

박병호[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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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트레이드였다.
▲팀을 옮긴단 생각을 해 본적이 없어서인지 아쉬움이 컸다. 솔직히 이적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부진한 선수나 겪는 일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막상 겪게 되니 LG 팬들이나 관계자 분들께 죄송한 마음만 들었다. 많은 기회를 주셨는데 잘 살리지 못했다.

-새 둥지 적응에 어려움은 없었나.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선수들이 웃으며 말을 거는데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 난감했다. 가장 곤혹스럽게 만든 건 (김)민성이었다. 당시 2루수였는데 자꾸 내가 있는 1루로 고개를 돌려 말을 걸었다. ‘경기 중인데 이래도 괜찮나’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빠른 적응을 도우려고 한 배려였다. 민성이도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에 오지 않았나. 내 마음을 충분히 읽고 있었던 것 같다.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에 정착한 선수가 꽤 많다.
▲그래서 그런지 새 식구가 오면 모두 적응을 도우려고 발 벗고 나선다. 내 경우엔 이숭용, 송지만 선배가 값진 조언을 많이 해줬다. 그렇게 조금씩 넥센의 일원이 돼갔고, 그해 8월 20일 목동 KIA전(3-2)에서 연장 10회 끝내기홈런을 터뜨리고 하이 파이브를 나누며 모든 적응을 마쳤다.

-삼진을 당해도 괜찮다는 말에 심리적 안정을 찾았다고 했다. 누가 어떻게 얘기해줬나.
▲김시진 감독님이다. 하루는 삼진을 당하고 더그아웃에 들어왔는데, “지금 스윙, 아주 좋았어”라며 박수를 쳐주셨다.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데 “지금처럼만 배트를 돌리면 200번 삼진을 먹어도 괜찮아”고 하셨다. “그런 스윙을 유지하면 투수들이 당황할 수밖에 없지” 등의 조언에 많은 자신감이 붙었다.

박병호[사진=정재훈 기자]

박병호[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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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진 감독이 경질됐을 때 마음이 아팠겠다.
▲물론이다. 따로 연락을 드렸더니 “어떻게 될지 모르는 곳이 프로야구다. 언젠가는 또 만날 날이 오겠지”라고 말씀하셨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니 열심히 훈련하라”며 오히려 나를 챙겨주셨다.

-염경엽 감독과의 호흡은 어떤가.
▲LG 시절부터 많이 챙겨주신 분이다. 젊은 감독이셔서 그런지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하신다. 선수들의 눈높이에 맞춰 얘기를 하시는 노하우가 있다. 그래서 사령탑보단 형이라는 호칭이 더 잘 어울린다. 언제부턴가 고민이 생기면 감독님께 모든 걸 털어놓고 있다.

-자신의 성장에 스스로 놀랄 때도 있을 것 같다.
▲당연하다. 특히 2012년이 그랬다. 볼넷 2위(73개)에 오른 걸 보고 많이 놀랐다. 이전까진 볼넷을 고를 줄 모른다고 생각했다. 기술적인 성장도 만족스럽지만 타석에서 마음이 차분해진 것 같아 기쁘다.

-늘어난 홈런을 꼽을 줄 알았다.
▲아직 한참 부족하다. 2년 연속 30개 이상을 쳤지만 더 많은 생산력이 필요하다. 홈런은 야구의 꽃 아닌가. 타구 하나에 선수단은 물론 관중석의 분위기까지 바꿀 수 있다. 토종타자들이 많은 홈런을 터뜨려야 많은 관중 유치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홈런타자가 있나.
▲이승엽 선배다. 일본리그에서 활동하신 까닭에 2011년이 돼서야 처음 만났다. 박흥식 전 타격코치님께 인사를 드리러 넥센 더그아웃을 찾아오셨는데 나를 알아보셔서 깜짝 놀랐다. ‘너 결혼했다며?’라는 첫 인사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인터뷰 등을 함께 하며 많은 친분을 쌓았다. 부드러운 타격 폼을 배우고 싶다는 바람에 내 와일드한 스윙을 선호한다고 하셔서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모른다.

-지난 시즌 홈런을 칠 때마다 우사인 볼트의 번개 세리머니를 했다.
▲사실 세리머니를 좋아하지 않는다. 고참들이 우리 팀은 홈런을 치고도 너무 조용하다고 지적해 하게 됐다. 분위기를 가져올 만한 동작 하나를 구상하라고 했다. 그래서 떠올린 게 번개 세리머니였다. 송신영 선배와 눈을 마주치고 문뜩 볼트가 떠올라 바로 한쪽 손을 하늘로 뻗었다. 앞으로는 큰 동작의 세리머니를 피할 생각이다. 상대 팀에 예의가 아니라는 지적이 있어 자제하려고 한다.

박병호[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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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머니도 그렇지만 홈런 타격 뒤의 자세가 독특하다. 허리를 꼭 뒤로 젖힌다.
▲배트에 힘을 끝까지 전달하려고 택한 방법이다. 많은 팬들이 타구를 오랫동안 쳐다보는 것이라고 하는데 오해다. 공을 때리고 이어지는 자연스런 동작이다. 그런데 내가 봐도 허리를 많이 꺾긴 한다. 허리 근육을 키워놓아 부담되진 않지만 아마추어 선수들이 따라할까 걱정된다. 멋있어 보인다고 무작정 따라하면 안 되는데.

-2012년 맹활약에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무대를 밟지 못했다.
▲실력 부족 탓이다. 국내 뛰어난 기량의 1루수가 많지 않은가. 그렇다고 1루수를 4명이나 명단에 포함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한 시즌을 잘 했다고 대표팀 승선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다.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기쁘게 생각한다. 다만 메이저리거들의 플레이를 직접 보지 못한 건 아쉽다. 나중에 꼭 더 큰 야구를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

-올해 인천 아시아경기대회는 욕심을 날 것 같다.
▲우선 정규시즌 성적이 좋아야 한다. 인정받는 분위기에서 명단에 합류해야 기쁠 것 같다.

-지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상(MVP) 시상식에서 “3년가량을 꾸준히 잘해야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초심을 강조하려고 농담조로 던진 말이었다. 그런데 모두 진지하게 받아들여 내심 당황스러웠다. 3년 연속 MVP를 수상해야 인정을 받는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지금의 능력을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 올해는 나 자신에게 채찍질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연봉 5억원을 받는데 따른 책임의식인가.
▲마음이 무거운 건 사실이다. 많은 돈에는 그만한 기대가 담겨있으니까. 성적도 중요하지만 선수단 내 선후배 사이도 잘 조율해야 할 것 같다. 중간자 역할을 도맡아 할 때다. 경기장 안팎에서 열정을 보여주겠다. 그 역할을 잘 해내려고 지난해 (이)택근이 형 옆에 붙어 다녔다. 이젠 형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싶다.

박병호[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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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스프링캠프에서 어떤 점을 보완할 계획인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장타와 타점을 모두 늘리고 싶은데 어떻게 보면 욕심이다. 지금의 기량만 유지해도 괜찮은 시즌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더 성장하고 싶은 마음은 크다. 더 배워야 한다. 여기서 만족할 수 없다.

-해외 진출을 생각하는 건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언제 받을 수 있는지 모른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요청해본 적도 없고. 4년 이상 남은 것 같은데, 구단의 동의가 있다면 임대 형식의 진출을 노려보고 싶긴 하다. 물론 그때 가서 생각할 일이다. 아직 큰 뜻은 없다. 이참에 KBO에 물어나 봐야겠다.

* 박병호는 FA 획득까지 올해 포함 5년이 필요하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정재훈 사진기자 roz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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