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세계지리 출제오류 논란 40여일만에 일단락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11월7일 시행된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불거진 세계지리 8번 문항의 출제오류 논란은 법원이 16일 "출제오류가 아니다"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40여일 만에 일단락됐다.
논란이 된 세계지리 8번 문항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회원국과 유럽연합(EU)에 대한 옳은 설명만을 '보기'에서 고르는 문제로, 평가원은 'A(유럽연합)는 B(북미자유무역협정)보다 총생산액의 규모가 크다'인 'ㄷ'항을 맞는 설명으로 제시했으나 일부 수험생들은 인터넷 기사 등을 근거로 NAFTA(18조달러)가 EU(17조5000억달러)보다 더 크다며 오류를 지적했다.
평가원은 수능 시행일인 지난달 7~11일 문제 및 정답에 대한 이의 신청을 받은 뒤 이의심사실무위원회와 이의심사위원회를 열어 접수된 이의사항을 심사, 그달 18일 모두 이상이 없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수험생과 일부 지리교사들이 '정답없음'이 맞다면서 집단반발했고 여기에 여야 정치권도 가세하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에 수험생 38명이 지난달 29일 "세계지리 8번 문항의 정답을 2번으로 결정하고 이를 토대로 수능 등급을 결정한 것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냈다. 이어 이달 초에는 수험생 21명이 같은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소송참여자가 59명으로 늘어났다.
법원의 이날 판결에 따라 19일부터 시작되는 대입 정시모집은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법원이 반대로 수험생의 손을 들어줬다면 전체 수험생의 점수를 새로 채점해야 하고 이로 인해 대학입시 일정이 중단되는 등 큰 혼란이 벌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법원의 판결로 수능 출제를 맡은 평가원의 책임도 면제받는 것은 아니다. 평가원의 경우 애초에 다툼의 소지가 있는 문제를 출제해 논란의 단초를 제공해 대학 입시에 혼란을 주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비난과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게 됐다.
이번 판결로 수능 출제와 관련된 수험생들의 대규모 소송은 최근 10년 새 두 차례 모두 수험생의 패소로 끝나게 됐다. 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시에는 출제오류가 인정돼 복수정답이 받아들여졌지만 이에 반발한 수험생들의 소송을 냈다가 졌다.
당시 언어영역 17번 문제의 경우 평가원이 발표한 정답은 3번이었으나 언론과 인터넷을 중심으로 정답이 5번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오답 논란이 일었다. 평가원은 외부 전문가 등의 자문을 거쳐 3번과 5번을 모두 정답 처리했다.
정답자가 두 배로 늘어 당초 3번을 정답으로 골랐던 수험생들은 복수정답을 인정하지 말라며 평가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평가원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재판부는 5번 역시 정답으로써 논리적 근거가 있을 뿐 아니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뒤늦게 복수 정답을 인정했더라도 평가원의 재량권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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