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으로 이직한 비율까지 합치면 15%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한 직장에서 2년간 기간제 비정규직으로 일한 근로자 중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람은 6%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가량은 회사를 옮기거나 실직상태에 놓였다. 2년 후 고용보장을 규정한 기간제법이 오히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일자리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기간제 법을 적용받는 근로자는 120만8000명으로 이들 중 같은 직장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람은 7만4800명(6.2%)에 그쳤다.
한 직장에서 이직이나 해고 없이 2년6개월간 근속한 근로자는 53만6500명(44.4%)으로 이들 중 13.9%(7만5000명)만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것이다. 38만7000명(72.1%)은 무기계약직으로 신분이 바뀌었고 나머지 7만3800명은 파견·용역 등 기타 비정규직 신분으로 떨어졌다.
회사를 옮긴 근로자 48만4000명 중 22.3%인 10만8000명은 정규직으로 이직했으나 71.2%인 34만5000명은 기간제 형태를 유지하거나 기타 비정규직으로 고용형태가 더 열악해졌다.
이는 2007년 2년 넘게 비정규직으로 일한 근로자는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도록 보장하는 기간제법이 오히려 2년 후 일자리를 잃게 만들거나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대다수가 무기계약직으로 신분이 전환됐지만 정규직 간 차별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기간제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은 다소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기간제 근로자는 2년6개월간 12.8%가량 임금이 올랐다. 전체 근로자의 평균 임금 상승률인 7.5%보다도 높다. 사회보험 가입률은 고용보험이 50.2%에서 58.4%로, 건강보험이 65.6%에서 73.5%로, 국민연금이 54%에서 74%로 올랐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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