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업들 지난달 평균 임금 전년比 0.3%↓…16개월 연속 하락세
일본 후생노동성이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시간외 임금과 보너스를 제외한 일본 기업들의 지난달 평균 임금은 전년동기대비 0.3% 하락했다. 이로써 일본 기업들이 근로자에게 지급한 평균 임금은 1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아베 정부는 내년 봄으로 예정된 소비세율 인상을 앞두고 국민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임금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일본 노동계 역시 줄기차게 임금 인상을 요구해왔다. 일본 최대 노조단체인 렌고(連合·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는 내년 봄으로 예정된 사측과의 임금 협상 때 5년만에 임금 인상을 요구하기로 했다.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일본 경제재생장관 역시 노조의 이런 요구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엇보다 장기 침체에 빠졌던 일본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아베 정부의 경기부양책인 이른바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수출 기업들을 중심으로 실적 호황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7개월 연속 기준선을 웃도는 등 제조업 경기에도 파란불이 켜켰다.
일본 정부가 이례적으로 재계와 노동계의 임금협상에 직접 개입하면서까지 기업들의 임금 인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정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재계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일본의 대표 자동차업체 도요타와 히타치제작소(日立)가 최근 "노조가 요구하면 (임금 인상을) 생각해 보겠다"는 반응을 내놓은 정도다.
미즈호증권의 미야가와 노리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베노믹스의 성공 여부는 일본 재계의 임금 인상 여부에 달려있다"며 "일본 기업들은 최근의 경기회복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에 대해 여전히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