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국감] “지자체 방제지침 어겨 재선충병 번져”
김우남 의원 분석, 확산지역 ‘고사목 제거’ 하지 않아…“말라 죽은 소나무 제때 없앨 특단의 지원책 마련해야”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지방자치단체가 소나무 방제지침과 매뉴얼을 어기는 바람에 소나무 재선충병이 빨리 번졌다는 지적이 나와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2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우남 민주당 의원(제주시 을)이 산림청으로부터 받아 분석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 4월까지 방제매뉴얼대로 없애야할 말라죽은 소나무(고사목)를 제때 처리하지 않아 소나무재선충병이 빨리 번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지난달 20일 기준으로 전국의 소나무 중 56만394본이 말라죽었고 그 중 25.4%(14만2340본)가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린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경남·북은 각각 28만991본과 8만7621본이 말라죽고 그 중 7만1372본과 2만2256본이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린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와 울산도 각각 7만8483본과 6만4310본의 고사목 중 1만9935본과 1만6335본이 걸린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소나무재선충병이 많이 생기는 이들 지역은 해마다 4월까지 고사목을 없애도록 한 ‘산림청 사업시책(지침)’ 및 ‘방제 매뉴얼’대로 제때 처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자체가 4월까지 말라죽은 나무를 없애야하는 건 소나무재선충병이 번지는 것을 막는 가장 효과적 방법이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소나무를 말라 죽게 만드는 재선충은 스스로 움직일 수 없어 매개벌레인 ‘솔수염하늘소’에 의해서만 옮겨진다. 솔수염하늘소에 따른 전염을 막기 위해선 어른벌레가 되기 전인 4월까지 죽은 나무를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다.
솔수염하늘소가 해마다 5~8월에 죽은 소나무를 찾아 수십 개의 알을 낳고 그 알들이 자라 다음해 5월부터는 어른벌레가 돼 감염나무에서 나와 건강한 소나무로 옮겨간다. 그 직전단계인 번데기 때가 됐을 때 흩어졌던 재선충도 솔수염하늘소 몸 안으로 모여든다.
어른벌레가 되는 때가 좀 늦어질 수 있음을 감안해도 말라 죽은 나무 없애기는 그해 5월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올 4월까지 경남·북, 제주, 울산 등지는 고사목 없애기가 마무리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5월 말에도 경남은 6만4774본, 제주와 울산은 각각 4864본, 2919본의 고사목이 없어지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재선충병 확산과 더딘 제거작업, 가뭄 등으로 지난 달 20일 현재 경남 18만8305본, 제주 5만3691본, 울산 4만4786본 등의 고사목이 남아 있다.
제주지역도 내년 4월까지 약 6만본에서 9만5000본의 고사목이 더 생길 것으로 보이는 등 대규모의 고사목이 더 생길 전망이다.
이에 대해 산림청은 말라죽은 나무 없애기를 일손부족으로 한꺼번에 할 수 없어 고사목을 초기부터 빨리 없애야 한다”며 “소나무재선충병 고사목을 꼼꼼히 조사하고 올 연말까지 없앨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내년에도 기상악화에 따른 작업일수 부족이나 추가발생 고사목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빨리 손을 쓸 방침이다. 재선충병에 걸린 전체 소나무 중 85%가 말라 죽는 내년 2월까지는 남아 있는 고사목을 없애야만 4월까지 고사목을 모두 없앨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우남 의원은 “그 같은 대책에도 아직까지 정확한 예산규모도, 이에 대한 구체적 예산확보방안도 마련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고사목을 모두 없애기 위해선 정확한 예측과 인력?장비의 구체적인 산출을 통한 예산확보가 필수”라며 “그에 대한 정부 및 지자체의 준비가 제대로 되고 있는 지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각 지자체는 구체적인 고사목 제거대책과 예산확보계획을 다시 세우고 중앙정부도 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철저한 지도·감독에 나서야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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