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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가슴' 핑크리본과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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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환자 15년새 4배이상 증가…폐경 이후 처음으로 절반 넘어
-수술후 2~3년 재발률 가장 높아
-추적 검사·자가 검진 등 꼭 체크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우리나라 유방암 환자는 1년에 1만6398명(2010년) 늘어난다. 1996년 3801명의 환자가 새로 발생한 것과 견주면 15년새 4.3배나 증가했다. 여성인구 10만명당 유방암 환자 발생률(조발생률)도 1996년 16.7명에서 2010년 67.2명으로 4배 이상 높아졌다. 갑상선암에 이은 여성암 2위의 위력이다. 역설적으로 유방암 5년 생존율(완치율)도 최근 91%까지 높아졌다. 노동영 대한암협회 부회장(서울대암병원장)은 "유방암에 대한 의식 향상으로 검진이 활성화되는 등 조기 유방암 발견 빈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인 유방암 세대 교체…50대 이상 처음으로 절반 넘어= 유방암 환자 수가 급증한 데는 폐경 이후인 50대 이상 환자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 한국유방암학회가 최근 펴낸 '2013 한국 여성 유방암 백서'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기준 전체 유방암 환자 중 폐경 후 여성 비율이 51.3%로 절반을 넘었다. 처음으로 폐경 전 여성 비율을 역전한 것. 유방암 환자의 중간나이도 2000년 46세에서 2011년 50세로 4살 많아졌다.

그동안 한국 유방암은 40세가 안 된 여성이 절반을 넘는 '젊은 암'으로 알려졌다. 폐경 후 여성이 많았던 선진국과 다른 양상을 보였던 것. 그러나 최근 몇 년간 30~40대 젊은 환자 발병률은 서서히 감소한 반면 50대 이후 환자 발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예를 들어 2006~2010년 연령별 환자 발생 비율을 보면, 50대 환자는 25.7%에서 29.1%로 상승했으나 같은 기간 30대(14.3→12.7)와 40대(40→37)는 줄었다.

폐경 후 여성이 특별히 유방암에 더 잘 걸리는 요인은 딱히 없다. 이른 초경·늦은 폐경 등 상대적으로 길어진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노출 기간, 비만, 음주 등 일반 유방암 증가 요인과 다르지 않다. 다만 폐경 후 여성일수록 비만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윤정한 유방암학회장(화순전남대 유방ㆍ내분비종양클리닉 부장)은 "폐경 후 여성의 에스트로겐 주된 공급원은 지방 조직"이라며 "비만한 여성일수록 지방조직이 많기 때문에 에스트로겐 수치도 높아져 유방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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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을 빨리 발견하려면= 유방암은 완치율이 90%에 달하는 비교적 예후가 좋은 암에 속한다. 그러나 암세포의 성장속도가 느린 경우가 많아 10년 후에도 재발 또는 전이되기도 한다. 보통 유방암 재발률은 20~30%로, 수술 후 2~3년 때 가장 높다. 재발 환자의 70.9%가 이 시기(3년)에 나온다.
재발을 막을 수 없다면 지속적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관리를 소홀히 하지 말고 최대한 빨리 발견하는 것이 최선이다. 추적 검사 간격은 병원마다 조금씩 다른데, 보통 수술 후 5년간 3~6개월마다 정기 검사와 진찰을 받아야 한다. 이후 2년은 6개월 마다, 그 다음에는 1년에 한 번 정기 검사를 받는다. 피검사는 3~6개월 마다 한 번, 초음파와 유방촬영, 간 초음파, 폐 검사 등은 1년에 한 번 꼴로 한다.

환자는 충분한 영양 섭취와 운동을 하며 자기 몫을 하면 된다. 주기적인 자가 검진은 수술 이후에도 계속하며, 수술 후 효과적인 보조요법 치료도 시행한다. 유방보존술을 받은 환자들은 방사선 치료와 항암화학요법을 병행하면 재발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이는 8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에서도 입증됐다. 유방암학회에 따르면 보조요법을 병행한 환자군의 국소 재발률은 2.6%로, 방사선 치료만 받은 환자군의 국소 재발률(13.4%)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삶의 질 높이는 유방보존술 10년새 2배 증가= 과거엔 재발(전이)에 대한 걱정 때문에 가슴을 완전히 절제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암이 너무 심하게 퍼져있지 않다면 가슴 형태를 유지하는 보존술을 우선 고려한다. 절제술을 시행하면서 가슴 모양을 잡아주는 성형수술까지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0기 또는 1기의 조기 유방암 환자 비율이 56.3%에 이를 정도로, 조기 발견율이 증가하면서 '수술 선택지'가 많아진 데 따른 결과다.

지난 2000~2011년 유방보존술 비율은 27.9%에서 65.7%로 2배 넘게 높아졌다. 절반 이상의 환자가 유방암으로 진단받더라도 자신의 가슴을 보존할 수 있게 된 것. 같은 기간 유방전절제술은 71.2%에서 33.8%로 줄었다. 가슴을 모두 절제했다고 해도 재건수술을 하는 건수 또한 99건에서 812건으로 8배 급증했다.

다만 어느 정도 암이 퍼져있을 때 얼마만큼의 가슴을 살려낼 수 있는가 하는 기준은 절대적이지 않다. 보통 유방의 25% 정도까지 암이 퍼져있다면 부분 절제를 한 후 모양을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 숨어있을 수 있는 미세 암세포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한다. 유방의 모양을 매만져주는 방법은 크게 자신의 살로 올리거나, 보형물을 넣는 방법으로 크게 나뉜다. 흔히 등이나 복부에서 근육을 떼어 붙이고 실리콘백 등을 넣는다.

송병주 유방암학회 이사장(서울성모병원 유방갑상선외과 교수)은 "식생활의 서구화와 여성의 달라진 생활패턴으로 인해 한국 유방암의 서구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검진 활성화 등으로 조기발견율, 생존율도 크게 늘었고 수술법 중에서도 삶의 질을 높이는 유방보존·재건술 비율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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