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도 모바일뱅킹 바람
현금인출기, 미얀마 금융산업 대변혁 상징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50년 동안 이어진 미얀마 군부독재가 막을 내리고 개혁ㆍ개방 물결이 넘실대면서 사회 전반에 대변화가 일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거리 곳곳에서 현금자동지급기(ATM)를 접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미얀마 거리 곳곳에 설치된 현금지급기가 개혁ㆍ개방의 상징이 됐다고 전했다.
과거 외국인은 현지 화폐인 '차트'로 환전할 때 수레에 담긴 꼬깃꼬깃한 돈다발을 건네받았다. 하지만 최근 거리의 ATM에서 빳빳한 지폐를 손에 쥘 수 있게 됐다. 지난해부터는 국제 결제시스템과 연계된 수백개의 ATM에서 비자카드로 현금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다.
이런 변화는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다. 군사정권 아래서 금융은 가장 많이 제재 받는 부문이었다. 1960년대 중반부터 모든 외국계 은행이 쫓겨 났다. 1990년대에는 미국의 경제제재로 미얀마의 국제 금융거래가 중단됐다. 현재 미얀마 국민의 10%만 은행계좌를 갖고 있을 정도다.
앞으로 미얀마 금융산업에서 더 성장할 수 있는 분야가 모바일 뱅킹이다. 은행 지점을 설치ㆍ운영하는 데 장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휴대전화 모바일 뱅킹이라면 6000만명의 미얀마 국민 대다수에게 별도 비용 없이 기본 계좌와 결제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다.
미얀마의 이동통신 시장이 경쟁체제로 바뀐 것도 호조다. 그 동안 미얀마가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결과 현재 휴대전화 사용자가 거의 없다. 휴대전화 SIM 카드가 너무 비싸 대다수 국민이 휴대전화를 사용할 여유가 없다.
하지만 지난 6월 노르웨이의 텔레노어와 카타르의 우레두가 미얀마에서 이동통신 사업권을 따냈다. 이후 미얀마 통신시장은 양사와 미얀마 현지 통신사 간의 경쟁체제로 바뀌었다. 새로운 SIM 카드는 1달러50센트(약 1610원)로 인하될 듯하다. 기존 SIM 카드 값은 200달러다.
선진시장에 텔레노어와 우레두는 다소 낯선 이름이다. 그러나 양사 모두 아시아 등 개발도상국 경험이 풍부하다. 이들 업체는 5년 안에 미얀마 국토의 85%에서 통신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수천개 기지국을 만들 계획이다.
게다가 자사 네트워크를 통해 금융서비스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우레노의 경우 이미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에서 이를 시행하고 있다.
모바일 뱅킹 확산에는 입출금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텔레노어는 입출금이 가능한 전화카드 판매 매장 7만개를 신설하고 9만5000개 상점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 적립 시스템도 구축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통제 여부다. 전문가들은 모바일 뱅킹의 성공 비결이 특정 기업을 육성하기보다 정부가 관련 규정을 확립한 뒤 많은 기업부터 참여시키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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