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자금 출격, 電車군단 진격

삼성전자 3주만에 15만원 상승, 현대차는 연중 최고가..G3 경기개선으로 상승세 이어질듯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전차(電車)군단의 진격이 가을을 열어젖힐까. 한국증시의 절대비중을 차지하던 IT와 자동차업종을 일컫는 전차군단이 다시 엔진을 켜기 시작했다. 두달간 120만원대에서 머물던 삼성전자는 단 1주일여만에 130만원대 중반으로 올라섰고, 현대차는 연일 연중 최고가를 경신 중이다. 전차군단 대장주들을 견인하는 것은 요즘 '바이코리아(Buy Korea)'를 지속하고 있는 외국인들이다.

2일 한국거래소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지난달 22일부터 29일까지 7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이 덕에 삼성전자는 지난달 23일부터 6거래일 연속으로 오르며 8월을 136만8000원으로 마쳤다. 삼성전자 는 8월8일만 하더라도 121만7000원이었다.

외국인은 현대차 도 지난달 26일부터 5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현대차의 8월 종가는 24만9000원으로 연중 최고가다. 8월12일 22만1000원을 단기 바닥으로 단기간 10% 이상 올랐다. 한 호가만 올라도 현대차는 지난해 9월 이후 다시 25만원대에 진입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승세가 9월 들어서도 지속될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우선 9월 증시에서 경기방어주보다 경기민감주가 탄력적일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올 가을 미국과 유럽, 중국의 경기가 동시에 개선되고 있다는데 주목했다. 경기민감주 중에서도 IT와 자동차는 선진국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다. 동남아 위기로 이머징마켓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는 추세에서 외국인들이 한국 전차군단 대장주들을 집중매수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G3(미국, 유럽, 중국) 제조업 PMI(GDP 가중치 적용)가 2011년 하반기 이후 박스권(50~52) 상단을 돌파했다. 특히 유로존 소비심리지수는 2011년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최고수준까지 회복했다. 중국소비도 국경절 특수를 앞두고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한때 IT의 대표주자였던 반도체쪽도 기대되는 업종이다. 최근 부진으로 반도체업종은 대표적 저평가종목이 됐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12개월 예상 PER(주가수익비율) 기준으로 코스피가 9.4배인데 비해 반도체는 5.9배에 불과하다. 이는 2009년 이후 가장 큰 차이다. 이대상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 시장을 순매수하고자 하는 외국인의 입장에서도 이 정도의 밸류에이션 갭은 향후 성장 전망에 대한 부정적 센티멘트가 있다고 하더라도 무시하고 매수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는 2분기 실적발표 이후 4차례에 거린 박스권 고점 돌파로 추세상승에 대한 공감대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연우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지역의 회복과 중국 지역에서의 판매 호조 지속은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경기 회복 시그널이 포착된 이후 자동차 구매 대기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이러한 추세는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