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은행권 부실자산 털어내기에 안간힘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경제성장 둔화로 위기를 느낀 중국 은행들이 부실자산을 상각하거나 '배드뱅크'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부실자산 털어내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건설은행, 교통은행, 중신은행, 민생은행, 핑안은행 등은 올해 상반기 실적 발표에서 부실채권(NPL)으로 인한 손실이 지난해 보다 컸던 대표적 은행들이다. 건설은행은 2분기 만기가 지나도 상환되지 못한 부실채권 규모가 지난해 동기대비 21%나 늘었다. 민생은행은 상반기 부실채권 규모 증가율이 47%에 이른다.
경제성장 둔화로 미상환 부실채권 규모가 증가할 가능성이 커지자 은행들은 발 빠르게 부실자산 정리에 나서고 있다.
교통은행은 최근 51억위안(약 8억3300만달러) 규모의 부실채권을 중국의 4대 국유 배드뱅크(금융기관의 부실자산이나 채권만을 사들여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기관) 중 한 곳에 매각했다. 중신은행은 하반기에 부실채권을 처분한다는 목표로 국유뱅크 4곳과 논의중이다. 중국은행은 이날 실적 발표와 함께 "부실채권 처리 방법을 확대하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 1999년 창청(長城), 신다(信達), 화룽(華融), 둥팡(東方) 등 4개의 국영자산관리공사(AMC)를 설립해 중국 4대 은행의 부실채권을 취급하고 있다. 신다와 화룽은 은행권이 부실자산 처분에 적극적인 상황을 인식하고 배드뱅크 역할 확대를 위해 현재 자금 조달을 도와줄 해외 투자자들을 물색중이다.
FT는 중국 은행들이 대출이 급증한 탓에 부실대출 부담이 큰 편이지만 통계에서 드러나는 부실채권 규모와 비율이 적은 것은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손실 털어내기에 나선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은행권의 부실채권 규모는 7분기 연속 증가해 올해 2분기 말 기준 5400억위안을 기록하고 있다. 이것은 은행권 전체 대출의 1%에도 못 미치는 적은 규모다. 이 중 중국공상은행을 비롯해 중국 4대 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3254억위안 정도다. 이 역시 전체 대출의 0.97% 수준에 불과하다. 부실대출 비율은 1분기 말 0.98% 보다 오히려 소폭 낮아졌다.
그러나 은행권 '그림자금융'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성장 둔화가 이어진다면 부실대출 비중은 빠르게 높아질 수 있다. 번스테인 리서치의 마이크 워너 연구원은 "향후 3~4년간 중국 은행권의 부실대출 비중은 9% 선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중되는 부실채권 부담은 은행권의 자금조달 노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은행들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고 부실채권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주식시장에서 1000억위안 이상을 조달할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차이나스코프 파이낸셜은 앞으로 2년간 중국 은행권에 최대 1000억달러의 신규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2분기 말 현재 중국 4대은행의 합산 순이익은 2160억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15% 증가했다. 증가율이 하반기로 갈수록 낮아져 올해 처음으로 한 자릿수 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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