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HTC의 구세주는 중국 레노버?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위기에 처한 대만의 휴대전화 제조업체 HTC를 살릴 구세주로 중국의 개인용 컴퓨터(PC) 메이커 레노버가 거론되고 있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레노버가 HTC를 구해줘야 할 까닭이 있다면서 스마트폰 사업을 확대 중인 레노버로서는 블랙베리보다 HTC 인수가 더 쉬울 것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스마트폰에 처음 적용해 주목 받은 HTC는 2011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ㆍ애플과 견줄만한 경쟁력 있는 업체였다. 그러나 전략을 잘못 세운 탓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난해 점유율이 5.9%로 떨어지더니 현재 2.8%로 주저앉았다.
올해 2ㆍ4분기 HTC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0% 급감했다. 3분기에는 10여년만의 첫 영업손실이 불가피하다. HTC는 3분기 영업이익률이 기껏해야 0%, 최악의 경우 -8%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1년 파트너십 체결 이후 HTC를 지원해온 미국의 프리미엄 휴대전화 제조업체 비츠 일렉트로닉스마저 HTC와 결별할 생각이다. 비츠는 2년 전 HTC에 판 지분을 다시 매입할 계획이다.
투자자도 HTC에 등 돌리면서 HTC 주가는 대만 주식시장에서 52주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주가 하락폭만 37.5%다.
비즈니스위크는 HTC의 유일한 희망이 중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2005년 몰락의 길로 치닫던 IBM의 PC 사업부 매입으로 IBM에 회생의 길을 터준 레노버가 바로 그것이다.레노버는 휴렛패커드(HP)를 제치고 세계 제1의 PC 메이커로 올라섰다.
레노버는 현재 스마트폰 사업 강화에 힘쓰고 있다. 잘 만들어진 브랜드, 스마트폰 디자인ㆍ제조 노하우가 있는 스마트폰 제조업체를 레노버에서 인수할 경우 안방인 중국뿐 아니라 미국ㆍ유럽 시장도 곧 장악할 수 있다. 레노버가 HTC 인수를 검토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시장에 매물로 나온 캐나다 소재 블랙베리의 유력한 인수업체로 레노버가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레노버로서는 캐나다 당국과 마찰을 감수해야 하는 블랙베리보다 HTC 인수가 더 쉬울지 모른다.
레노버가 공식적으로 HTC에 관심을 표명한 적은 없다. 하지만 PCㆍ스마트폰 사업 부문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 인수로 기회의 문을 열겠다고 밝힌만큼 HTC 인수 가능성은 열려 있다.
투자은행 스탠퍼드 번스타인의 피에르 페라구 애널리스트는 "레노버ㆍZTEㆍ화웨이(華爲) 등 중국 업체들이 HTC 인수로 기술 노하우와 브랜드의 힘을 얻고자 한다"면서 "스마트폰 제품 개발력이 부족하고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기업에 HTC는 좋은 표적"이라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