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할 말' 하러 간다

박 대통령-재계 총수 무슨 얘기 나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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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신 기자, 명진규 기자, 임선태 기자]오는 28일 예정된 청와대 오찬 행사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참석한다.


건강문제로 이 회장이 최근 입원했다 퇴원했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취임 후 첫 회동이라는 점과 회동 범위가 10대 그룹에 국한돼 있다는 점, 경제민주화에 이어 상법 개정으로 현안이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 참석키로 했다는 후문이다.

또 건강 악화설 등 각종 루머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도 청와대 오찬 참석의 한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이 회장과 허창수 GS회장(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박용만 두산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등이 박 대통령과 오찬을 겸한 폭넓은 대화를 나눌 것으로 전망된다. SK는 최태원 회장 대신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참석한다.

박 대통령과 사실상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총수들 간 첫 회동인 만큼 회동 결과에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대통령과 기업 총수 간의 만남은 의례적인 요식행사가 아닌 현실적인 만남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재계, 투자 물꼬 트이나= 글로벌 경기침체가 국내 경제의 목을 죄고 있다. 세계 경기침체 여파가 내수경기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 여기에 부동산 경기침체로 전월세 가격이 폭등하는 등 한국 경제는 말 그대로 풍전등화 상태다. 경제활성화 차원에서 국내 10대 그룹의 적극적인 투자가 현재로선 유일한 대안이다.


하지만 10대그룹 역시 투자에 적극 나서기에는 위험요소가 너무 많다. 자칫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대기업들이 투자를 잠정 보류하거나 투자를 지연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올 상반기 10대 그룹의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가량 줄었다. 현대자동차,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3개 그룹만 투자를 늘렸을 뿐 삼성, SK, LG 등 7개 그룹의 투자 규모는 제자리거나 감소했다.
26일 기업 평가 업체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올 상반기 10대 그룹의 투자실적은 36조7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39조2880억원)보다 8.2%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10대 그룹의 투자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투자를 늘렸더라도 국내 경제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해외투자에만 집중돼 있을 뿐"이라며 "국내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기업들의 신규 시설투자가 절실하지만 대내외적 여건이 이를 쉽게 허락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이번 청와대와 10대그룹 총수 간 회동은 내수경기 활성화 등 경제살리기가 주요 대화내용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재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청와대 또한 경제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본 입장을 재차 재계에 전달하고 재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 규제 완화 등 간곡히 요청= 이번 회동에서 재계는 우선 상법 개정안과 통상임금에 대한 우려감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앞서 지난 22일 국내 19개 경제단체와 함께 상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를 법무부에 제출했다.


재계는 개별 기업의 소유구조, 영위 업종, 시장의 경쟁과 자본시장의 발달 정도, 기타 사회 문화적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인데 이를 획일적으로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정책적 요소로 인한 불확실성이 가중돼 기업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대기업은 물론 중견ㆍ중소기업 존폐를 가를 수 있는 통상임금에 대한 10대그룹의 의견도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대한 경제계의 입장을 청와대에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투자촉진법은 국회에 가로막혀 현재 2조3000억원의 투자가 보류되고 있다.


실제 GS칼텍스가 일본 쇼와셀다이요오일과 함께 1조원 이상을 공동 투자, 여수에 준공하기로 합의한 파라자일렌(PX) 프로젝트가 관련법 계류로 지연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일본 JX에너지와 50대 50으로 투자한 1조원 규모의 윤활기유 공장 프로젝트에 대한 유예기간이 2015년 1월이지만, 관련법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100% 지분을 매입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SK루브리컨츠의 3100억원 규모 윤활기유 공장 합작 프로젝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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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문제도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의 부분 파업으로 인한 자동차 생산차질 등에 대한 언급이 어떤 형식으로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회동은 대기업 특히 국내 경제를 이끌고 있는 10대그룹 총수들과의 회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청와대와 재계가 합심, 현재 처한 경제난국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영신 기자 ascho@
명진규 기자 aeon@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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