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눈덩이 부실대출 경고 잇따라..배드뱅크 역할도 ↑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은행권의 부실대출이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다. 중국 안팎에서는 '그림자금융'이 만연한 중국의 상황을 감안할 경우 실제 부실대출 규모는 정부의 발표 보다 훨씬 더 많아질 수 있으며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에 따라 부실대출 위험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
중국은행감독관리위원회(CBRC)는 15일(현지시간) 은행권의 2분기 부실대출 규모가 130억위안 늘어난 5400억위안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국 은행권의 부실대출 규모는 8분기 연속 늘어나 2009년 2분기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2분기말 현재 은행권 총부채는 134조8000억위안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13.5% 늘었다.
중국 금융당국은 전체 대출에서 부실 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아직은 0.96%를 기록, 1%를 넘지 않아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SCMP)는 16일 "아무도 중국 정부의 통계를 믿지 않고 있다"면서 "부실대출 규모는 공식 발표된 숫자 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5%대로 둔화될 경우 부실대출 비율이 10%를 초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4조위안 경기부양 프로젝트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대출을 단행했지만, 대부분이 10%를 넘는 고성장 시나리오에 따라 단행된 것으로 성장률이 꺾일경우 부실대출 규모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피치의 샤를린 추 중국 담당 애널리스트도 여러차례 중국의 '그림자 금융'을 경고해왔다. 추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부채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200% 수준이라고 진단한다. 그는 특히 중국 은행권의 '그림자 금융' 노출이 예상 보다 심각한 상황이라며 부실대출 위험이 은행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채권 등급 평가가 미국 등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지나치게 관대해 부실 대출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0년 이후 중국의 2908개 회사채 가운데 124개만 등급이 강등된 반면 2444개가 'A' 등급 이상을 부여 받았다. 무디스로부터 지난 한해 동안 240개 회사채 등급이 강등된 미국과 대조적이다. 7월 1일부로 무디스로부터 등급을 부여받고 있는 2000개 이상의 미국 회사채 가운데 오직 420개만 'A' 등급 이상을 평가받았다.
WSJ은 이와 함께 중국은 '그림자 금융'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는데다 채권 대부분을 은행들이 보유하고 거래하고 있어 채권시장 위험이 은행권에 집중돼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가운데 파이낸셜타임스는 16일자에서 중국 은행권의 급증하는 부실대출 규모가 배드뱅크(금융기관의 부실자산이나 채권만을 사들여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기관)의 역할을 키우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은 지난 1999년 창청(長城), 신다(信達), 화룽(華融), 둥팡(東方) 등 4개의 국영자산관리공사(AMC)를 설립해 중국 4대 은행의 부실채권을 취급하고 있다. 이 중 신다와 화룽이 취급할수 있는 부실채권 규모를 늘리기 위해 홍콩 주식시장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골드만삭스, 도이체방크, 모건스탠리 등이 최근 중국의 한 배드뱅크와 자금조달 계획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말레이시아 은행 CIMB의 트레보르 칼식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부실채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드뱅크는 이미 매우 중요하고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자금조달이 완료되면 4개 배드뱅크는 은행권 전체 대출의 1.85%에 해당하는 1조2000억위안 규모의 부실채권을 흡수할 능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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