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형평' 당정협의, 중산층 부담안에 지도부 당혹...내년 지방선거 '반란표' 우려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박근혜정부의 첫 세법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고민이 깊다.


정부가 8일 내놓을 예정인 박근혜정부 첫 세법개정안이 '부자감세 서민증세'에 초점에 맞춰지고 있어서다. 새누리당은 그간 세제정책의 핵심기조를 증세 대신 간접증세나 세원확대로 잡았다. 과표대상도 대기업과 고소득자에게는 세금혜택을 줄이고 여기서 얻은 재원으로 중소기업과 서민, 농어촌에 감세를 해주는 것이었다. 당 정책위 관계자는 "모자란 세수를 국가 재정으로만 채울 수 없으니 누군가의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가진 자가 좀 더 내놓거나 그간 누려온 걸 양보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런데 정부가 마련한 세법개정안의 골자는 새누리당의 의도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정부의 세법개정안에는 부자들의 세금인 양도소득세와 상속세, 법인세 부담을 줄이고, 서민들의 세금인 부가가치세, 담뱃세, 주세, 근로소득세 부담을 더 늘린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교육비와 의료비, 신용카드의 세액공제를 축소하고 비과세 감면 축소도 중소기업, 농어촌에도 적용이 확대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당 지도부로서는 당혹스럽게 됐다. 당 지도부로서는 증세를 하지 않고 한쪽에서는 세금을 더 걷고, 다른 한쪽에서는 세 감면을 통해 부동산과 경기를 활성화하려는 구상 모두가 틀어지게 됐다. 가장 걱정은 중산층의 증세논란이다. 정부의 기본 방침은 근로소득의 공제항목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한다는 것.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바뀌면 과세표준이 올라가게 된다. 결국 증세나 다름 아니다. 중산층에 한꺼번에 세 부담이 몰리면 조세저항으로 이뤄지고 결국 내년 지방선거에서 반란표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

세법개정안에 담아야할 부동산대책도 벽에 막혔다. 새누리당은 취득세 인하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정부와 함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重課)담폐지와 분양가상한제 축소나 폐지를 추진해왔다. 9월 정기국회에서 원하는 전월세상한제와 빅딜을 시도했지만 야당이 거부한 상태다. 지방세수 부족의 대안으로 마련한 종합재산세도 공염불이 됐다. 당초 세제를 총괄하는 기획재정부가 이에 동의한 듯 보였지만 실효성은 물론이고 증세 논란이 제기되자 흐지부지됐다.


이를 주도하던 나성린 의원은 "종합재산세는 시기적으로 아닌 것 같다. 취득세를 낮추면 재산세를 높여야 하는데 굉장히 복잡하다"며 물러섰다.결 국 취득세 인하에 대한 지방세수 부족분을 해결하기 위한 논의가 원점으로 되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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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부족을 보완키로 한 안건들도 논의가 쉽지 않다. 비과세 감면축소와 관련해서는 정부가 농어촌에 대한 면세유, 기자재 등의 감면혜택을 축소시키기로 했으나 지역반발이 거세다. 정부는 일몰연장은 안 된다는 입장이지만 지방과 농어촌의 표심을 감안하면 정부안을 무작정 따르기가 어렵다.


당 지도부의 또다른 고민은 담배가격 인상과 종교인 과세다. 정부는 담배가격 인상 적극적이고 종교인 과세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난 국회에서도 서민과 종교계의 거센 반발로 불발됐다. 새누리당 원내관계자는 "담뱃세 인상은 소폭은 가능하더라도 종교인과세는 선거에 직격탄이 될 수 밖에 없어 여야 누구도 앞장서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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