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로방지 '영하 15도·실내온도 25도·상대습도 50%' 새 기준 도입에…주택업체들 "공사비 3~5% 오를 것"


한 아파트 단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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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아파트에서 흔히 발생하는 '이슬 맺힘 현상(결로)'을 막기 위해 정부가 새 규제를 만든다. 시공기술이 발전되고 있지만 결로현상이 만연, 최소화할 기준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반대가 만만찮아 기준마련에 난항이 예상된다. 건설업계는 지나치게 까다로운 조건을 만들면 분양가를 높이고 하자분쟁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5일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추진 중인 '신축 공동주택 결로방지 기준' 마련을 놓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는 500가구 이상 규모의 신축 아파트를 건설할 때 결로 발생 여부를 보여주는 지표인 '온도저하율(TDR)'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TDR은 실내 온습도와 외부 온도의 조합에 따라 결정된다. 0~1 값으로 숫자가 낮을수록 결로방지가 우수하다는 의미다.

국토부는 외부온도 영하 15℃, 실내온도 25℃, 상대습도 50% 기후조건에서 결로가 발생하지 않는 TDR값(0.28)을 기본안으로 제시했다. 부위별(창호ㆍ벽체ㆍ현관문) TDR값은 차등 제시할 예정이다. 이 기준이 나오면 건설사들은 TDR값에 적합하도록 재료ㆍ두께 등 사양을 정해 창호ㆍ벽체 등을 설계해야 한다.


국토부는 이 같은 기준으로 결로현상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실내와 온도차가 큰 겨울철에 주로 발생하는 결로현상은 곰팡이를 확산시키는 등 부정적 영향을 초래한다.


하지만 주택건설업계에서는 결로방지 기준안에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가뜩이나 침체된 주택시장 속에서 부담만 키운다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실내온도를 25℃로 기준을 설정해놓을 경우 과도한 분양가 상승을 야기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A업체 관계자는 "평소 난방 온도나 해외 사례를 봐도 25℃의 실내 기준온도는 너무 높다"며 "겨울철 일반 가정 실내온도는 보통 23℃를 넘지 않는 데다 정부의 실내온도 권장기준보다도 훨씬 높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권장하는 건물ㆍ공동주택 난방온도는 20~22℃다.


또 산업통상자원부 기술표준원의 창호 결로방지 성능시험방법 측정 조건은 실내온도 20℃, 실내습도 40%다. 해외 결로방지 기준을 보면 프랑스 18℃, 오스트리아 20℃, 핀란드 21℃다. 난방온도 제한규정은 미국 18.3℃, 일본 20℃, 프랑스19℃다.


문제는 기준온도가 높으면 시공비가 크게 높아진다는 것이다. B건설사 관계자는 "업체들이 국토부 기준 제시안을 맞추기 위해 창호만 바꾼다고 해도 전체 공사비의 3~5%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높은 분양가를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외부 온도차가 크면 결로가 생길 수밖에 없고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창호만 보면 외단열로 시공하지 않는 한 국토부 기준을 준수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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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하자분쟁을 늘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우려하고 있다. 국토부 결로 기준이 높을수록 이를 준수하기 어려워 주민과 시공사간 분쟁이 많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C업체 관계자는 "물을 끓인 다음에 환기시키지 않는 등의 생활습관이 계속되면 결로를 막을 수 없다"며 "결로현상을 시공사 하자로 판단하기 시작하면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결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생활습관을 먼저 홍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층간소음 문제에 대해 외국에서 건설기준을 강화하기보다 저녁 9시 이후 피아노를 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생활습관을 먼저 개선토록 한 것처럼 결로문제도 습관을 고치는 쪽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얘기다.


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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