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8.1%'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요구하고 있는 올해 임금 인상률이다. '8.1' 이란 숫자는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 등을 반영해 결정했다고 한다. 반면 사측은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8.1'라는 숫자 이상의 큰 차이가 은행 경영진과 근로자들간에 있는 셈이다. 은행 노조는 특히 비정규직의 경우 정규직 요구안(8.1%)의 두 배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좁히기 쉽지 않아 보이는 간극이다.


매년 벌어지는 양상이다. 그러나 이 차이는 단순히 임금 인상률에 대한 견해 차만은 아니다. 은행의 수익이 나날이 악화되고 있는 현재의 위기 상황에 대한 분석과 대응 방향 수립을 놓고 경영진과 노조의 견해가 그 만큼 벌어져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은행의 경영진들은 저금리ㆍ저성장의 기조가 계속되고 대기업의 대규모 부실 여신이 발생하는 등 외부 환경의 변화가 은행의 수익을 갉아먹고 있다고 진단한다. 때문에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서는 '고통분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나금융을 필두로 임원들이 급여 반납을 결정하는 등 솔선수범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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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금융노조는 관치금융과 경영의 실패에서 위기의 원인을 찾고 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과거에는 은행의 수익이 너무 많다고 해서 수수료를 내리고 예대마진을 줄이며 수익을 낮췄는데 이제는 수익이 나지 않으니깐 희생을 감내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물가인상률에도 밑도는 인상안을 수용해왔던 만큼 이제는 경영진들이 대안을 제시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외부의 환경에서 위기의 원인을 찾고 그 해법으로는 조직의 고통분담이 필요하다"는 경영진과 "경영의 실패가 낳은 위기인 만큼 은행원들은 책임질 것이 없다"는 노조의 근본적인 시각차이가 임금협상을 둘러싸고 불거지고 있는 셈이다. 8.1%. 크게만 보이는 이 숫자의 간격을 줄이는 것은 위기에 대한 분석과 대응전략에 대한 공감대를 만드는 데서부터 시작돼야 하지 않을까.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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