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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우리금융 민영화, 불필요한 끼워팔기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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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마치 마트 등에서 '번들상품'을 파는 모습처럼 보입니다."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이하 공자위)가 우리금융그룹에 대한 민영화 방안을 발표한 26일 당일 만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공자위가 우리금융의 14개 자회사를 3개 그룹으로 나눠 매각하는 방안이 번들상품 같아 보인다는 얘기다. 번들(Bundle)은 묶음이라는 뜻이다. 특정 인기 상품을 판매할 경우 다른 제품을 끼워 파는 개념으로 통용되고 있다.
공자위는 지방은행계열과 증권계열, 우리은행계열로 쪼개 매각하기로 했다. 특히 이 가운데 증권계열은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자산운용,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을 묶음으로 매각할 계획이다. 또 우리은행계열도 개별 매각이 곤란한 자회사와 증권계열 중 미매각 자회사는 결국 은행의 자회사가 돼 은행과 함께 매각되는 구조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 수요자들이 자신들에게 필요한 자회사만 사려고 하지 불필요한 묶음까지 인수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특히 금융지주에 속할 때 시너지 효과가 큰 일부 자회사들의 경우 분리매각되면 경쟁력이 떨어질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의 10년 숙원인 우리금융 민영화가 내달 15일 시작된다. 공자위는 매각절차를 가급적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기한도 정해졌기 때문에 강도 높은 매각이 예상된다. 우리금융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매각 흥행에 대한 전망이 분분하다.
금융권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에 흥행이 안되면 또 다시 무산으로 갈 게 뻔하기 때문에 자의반타의반으로 경쟁 참여가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은행 매각의 경우 영업점포와 인력 중복이 적은 비은행들이 컨소시엄식으로 인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공자위는 이번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에 대해 시장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빨리 시장에 되돌려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영화 3대 원칙인 '회수 극대화', '빠른 민영화', '금융산업 발전'에도 부합된다고 자평했다.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잠재인수자 범위를 넓히면서 제값을 받고 매각할 수 있다는 게 공자위측 설명이다.

공자위는 여섯 차례의 간담회를 열면서 많은 고민을 한 끝에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을 발표했다. 세부 매각방안을 보면 고민한 흔적도 많이 보인다. 그럼에도 우리금융 내부는 물론 금융권 안팎의 우려는 남아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금융 민영화가 목적을 잃고 흥행을 위한 상품 판매 같은 수단으로 진행되서는 안된다고 우려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민영화는 궁극적으로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차원에서 추진되고 마무리돼야 한다"며 "매각만 성공하면 된다는 보여주기식의 관점에서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나 조기 민영화에 치우치면 안된다"고 말했다.

공자위는 앞으로 민영화 방안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려들을 말끔히 없애줘야 한다. 번들상품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 이는 대한민국 금융산업의 수준과 미래를 보여줄 수도 있는 과제다. 우리금융을 비롯해 금융권 전체가 적극적인 협조와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금융산업의 향후 10년 경쟁력이 여기서 결정된다.



김대섭 기자 joas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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