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별 성범죄 징계현황 공개청구해보니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군당국이 군내 성관련 사고가 터질 때마다 발표하는 정책들이 '땜질식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장병들의 성범죄가 해마다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성관련교육이 허술한 것은 물론 처벌강도가 약하다는 것이다.
18일 본지가 공개정보청구를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육군의 성범죄 징계현황은 최근 5년간 장병수가 2008년 308명, 2009년 365명, 2010년 438명, 2011년 538명, 2012년 542명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부사관의 경우도 2008년 18명에서 2009년 38명, 2010년 50명, 2011년 87명, 2012년 81명으로 나타났다.
직급별로는 위관급은 2008년 5명, 2009년 12명, 2010년 22명, 2011년, 23명, 2012년 18명이었다. 영관급은 8명, 9명, 10명, 18명, 19명으로 나타났다. 장성급은 2011년 1명, 2012년 2명이 전부다.
해군도 마찬가지다. 장병의 경우 2008년 6명에 그치던 수가 2009년 5명, 2010년 20명으로 늘어나더니 2012년에는 52명으로 나타났다. 전체 징계자수도 2008년 10명에서 18명, 27명, 44명에 이어 지난해에는 77명으로 나타났다. 공군의 경우 공개정보청구를 요청했지만 세부항목을 공개하지 않아 집계가 불가능했다.
군내부에서 성범죄사고는 수치심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이때문에 공개를 꺼려한다. 지난달 육군사관학교에서 발생한 성폭행사건도 관련 사실을 일주일 가까이 쉬쉬하다 언론에 보도가 되고 나서야 사실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내부적으로 성관련 교육도 턱없이 부족하다. 육사 내 '성인지 및 성교육 실시 현황' 자료를 보면, 육사가 그동안 시행한 성교육은 성희롱 예방, 성군기 사고 예방 등을 주제로 일년에 한두차례씩 연례적으로 진행한 강좌가 전부다.
특히 군내 성범죄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지만 처벌 강도는 갈수록 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적발된 성범죄의 불기소 비율은 2009년 58.1%, 2010년 58.5%, 2011년 59.8%, 지난해 상반기에는 61.4%로 나타났다. 재판에 회부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기 전체 평균 불기소 비율은 59.3%로, 같은 시기 민간의 성범죄 불기소 비율(47.1%)보다 무려 12.2%포인트나 높았다. 부사관 이상 간부의 불기소 비율(64.2%)은 병사(59.5%)보다 높았고, 장교는 71.6%에 달해 계급이 높을수록 처벌받지 않는 경향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설사 재판에 넘겨져도 실형 선고율은 매년 떨어졌다. 성범죄로 기소된 군인 중 실형 선고율은 2009년 19.2%, 2010년 16.2%, 2011년 12.2%였다. 이 기간 전체 실형 선고율은 15.2%로 민간의 성범죄 실형 선고율 34.9%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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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군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처벌 강도가 더 약했다. 불기소 비율은 2009년 60.0%, 2010년 62.5%, 2011년 87.5%였다.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군내 성범죄를 줄이려면 더는 가해자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해선 안 된다"며 "보여주기 식으로 진행돼 그동안 실효성을 의심받아온 군인 대상 성교육을 양적ㆍ질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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