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경제 활성화, '길'에 답이있다
북방항로 개척위한 애로부터 개선돼야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러시아 자루비노에서 중국 훈춘으로 넘어가는 통관절차가 매우 복잡하다. 현재 상인들은 물건을 직접 들고 몇 번의 통관절차를 거쳐야만 한다"(채용생 속초시장)
24시간. 속초에서 자루비노항을 거쳐 중국 훈춘으로 넘어가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속초에서 자루비노항까지 20시간, 자루비노항에서 훈춘까지 4시간이 걸린다. 자루비노항에서 훈춘으로 넘어가는데 전체의 1/6이 소요되는 셈이다. 각각의 거리가 508km, 63km라는 점을 고려하면 도착 후 러시아에서 중국으로 넘어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북아 지역 경제개발 활성화를 위해서는 국경이동부터 수월할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15일 중국 훈춘에서 열린 '동북아 경제협력을 위한 세미나'에 앞서 채용생 속초시장은 세미나 참석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통관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채 시장은 "10년 전 속초항에서 시작되는 북방항로를 개척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비자발급 비용과 까다로운 통관절차가 상당한 부담이다"며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간 교류확대 차원에서라도 항로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하소연했다.
속초시는 지난 2000년 4월 속초항에서 자루비노항, 그리고 훈춘시까지 이어지는 항로를 개통했다. 우리나라에서 북방항로를 통해 러시아에 갈 수 있는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그러나 출항 중 선박이 파손되고 러시아측의 복잡한 통관 절차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자 지난 2010년 10월 운항을 중단했다.
이후 강원도와 속초시의 노력으로 스테나대어라인을 신규 유치했고 올해 3월 재취항했으나 통관 절차상 애로사항은 10년 전과 달라지지 않았다.
자루비노항에서 훈춘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통관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며 까다로운 통관절차를 거쳐야 한다. 중국인이 러시아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14만7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비자를 발급까지 15일이 걸린다. 한국인 역시 13만원 가량이 든다.
통관절차는 자루비노항에 도착해서 국경수비대 검문검색을 거치고 크라스키노 세관을 거쳐 훈춘 출입사무소(CIQ)를 통과하는 과정으로 이뤄진다. 다만 일요일, 국경일 등 휴일에는 국경이 폐쇄돼 여객 및 화물 통과가 차단된다. 평일 운영시간 역시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짧은 편이다. 스테나대어라인 관계자는 "통관 가능 시간이 짧다보니 정기 선박스케줄을 짜는데 애로가 있다"며 "주 고객층인 소무역상이 승선하지 못하는 것도 여기에 있다"고 꼬집었다.
스테나대아라인은 3월 출항 후 항로 운항을 주 3회에서 주2회로 감축했다. 탑승률은 10% 미만으로 두 달 평균 5% 수준을 기록했다. 보통 여객 정원의 30~35%가 돼야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것으로 본다.
광역두만강개발계획(GTI)에서도 지난 2009년 백두산 항로에 일본노선을 포함, 운항을 시행했으나 같은 이유로 2개월 만에 운항을 중단했다.
채 시장은 "북방항로가 활성화되면 극동러시아지역, 나진선봉 교류에도 도움이 된다"며 "중앙정부 차원에서 비자면제, 통관절차 간소화 방안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재부 정홍상 대외경제관리관은 "동북아 지역은 사실 잠재적인 가능성이 아주 많은데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여전히 우리나라의 블루오션으로만 남아있다"며 "구체적인 비자문제, 통관절차 등은 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관광공사 등과 긴밀하게 협의해 최대한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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