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장터에 올라온 '3000만원짜리 계란판'의 정체는?
중견 서양화가 김석환 공주대 교수 작품으로 밝혀져
[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한 온라인 커뮤니티 장터에 올라온 3000만원짜리 예술 작품이 실제 중견 작가의 노작(勞作)으로 밝혀졌다.
14일 오후 사진 전문 커뮤니티 'SLR클럽' 장터 게시판에는 '비SLR 판매, 작품 3000만원'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계란판에 한지를 붙여 알록달록한 색채를 입힌 3X3m의 대형 작품을 3000만원에 판매한다는 내용이었다. 작성자는 "무지막지한 네고(가격 절충) 환영!"이라며 "고가의 디지털카메라와도 교환 가능하다"는 말을 게시물 말미에 덧붙이기도 했다.
이 게시물은 곧 수십개의 댓글이 달리며 이 커뮤니티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대부분 "웃자고 올리신 건지 진심으로 올리신건지" 등 게시물 작성자의 의도를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았다. 물론 "계란판이 무슨 3000만원이냐", "3000원에 택배비까지 합해서 사겠다"는 부정적 댓글도 있었다.
취재 결과 이 게시물을 쓴 주인공은 김석환 공주대 교수(57)로 밝혀졌다. 김 교수는 개인전 40여회를 비롯해 수차례의 그룹 전시회를 개최한 중견 서양화가다.
김교수는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SLR클럽'이라는 사진 사이트에 평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며 "사진에 관심있는 분들이다 보니 예술에도 남다른 안목이 있을 것 같아 엉뚱한 발상이었지만 시도를 했다"고 게시물 작성 계기를 설명했다.
김교수는 지난 달 24일부터 오늘(14일)까지 충남 천안에서 '계란판 유럽여행을 가다'라는 전시회를 개최했다. 게시물에 포함된 작품 사진도 모두 김교수가 직접 촬영한 것들이다.
하지만 지방 여건상 많은 이들이 전시작품을 감상하지 못한 것이 내심 안타까웠다는 게 그의 말이다. 김교수는 "전시회가 끝나 아쉬움이 남던 차에 작품에 대해 보다 많은 대중의 반응을 알아 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게시물에 달린 '악플'에 대해서도 관대한 태도를 보였다. 김 교수는 "작품이라는 게 보는 이에 따라 '영혼의 휴지'나 '걸레'일 수도 있고 가격 자체를 매길 수 없는 가치를 지닐 수도 있다"며 "작품에 적은 가격을 매긴 건 순전히 그 사람의 관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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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SLR클럽 게시물에 소개된 계란판 작품의 실제 가격은 얼마 정도일까? 김교수는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이 실시하는 '2013 한국현대작가' 공모제에 이 작품을 3000만원으로 등록한 상태다.
이 공모제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중견 작가의 예술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작품을 최대 5000만원까지 구매하는 프로그램이다. 만약 미술관측이 김교수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이 대형 계란판 작품은 3000만원의 금전적 가치를 지니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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