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뷰]테러의 공포에 다시 빠져드는 미국
[아시아경제 김근철 기자]미국이 테러 공포에 떨고 있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는 미국인들에게 점차 잊혀가고 있던 9.11의 공포와 위기감을 다시 일깨웠다. 더구나 백악관 독성물질 편지배달 사건과 텍사스주 비료공장 폭발사고까지 이어지면서 불안감은 한계수위까지 다다른 느낌이다.
보스턴 마라톤 참사 현장 정리가 마무리된 이 시점에 미국인들의 관심은 누가, 왜 보스턴 마라톤 테러와 같은 일을 저질렀는가에 모아지고 있다.
연방수사국(FBI)은 사건 발생 사흘째인 18일(현지시간) 용의자 2명의 사진과 동영상을 전격적으로 일반에 공개했다. 공개된 동영상에는 두 용의자가 각각 하얀 색과 검은 색 야구 모자를 쓴 채 폭파물이 든 것으로 추정되는 배낭을 메고 마라톤 코스를 따라 관중 사이를 유유히 비집고 다니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 용의자들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미국 청년들의 모습이란 점에서 미국인들이 받는 충격과 당혹감은 더 크다.
미국인들은 지난 17일 밤에도 불안에 떨어야했다. 텍사스 주 중북부의 소도시 웨스트시에 소재한 비료공장의 폭발사고 때문이다. 대형 폭발사고 소식을 처음 접한 미국인들은 대개 연쇄 테러 연관성부터 떠올렸다. 언론도 마찬가지였다. 사망자를 60~70명로 부풀려 보도하는 등 상당히 흥분한 반응을 보였다. 웨스트시는 20년 전 종말론 신봉자 '다윗파' 80여명이 사망한 웨이코 참사가 발생한 곳과 불과 30㎞ 떨어진 곳이다. 보스턴 테러를 다윗파가 일으켰다는 추측이 있던 터라 더 예민해졌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현재 5명이고, 15명선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 부상자도 160여명이나 되는 대형사고였다. 그래도 미국인들은 일단 테러 혐의점이 없다는 발표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8일 오전 보스턴의 성당에서 열린 합동 추모식에서 참석, 테러 용의자를 반드시 심판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내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참가해 다시 달리게 될 것"이라고 말해 큰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안심하고 보스턴 마라톤을 다시 뛸 수 있는 사회로 되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그만큼 간절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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