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보증보험 10년 恨 풀까
수익성 높아 시장 매력적
관련기관 반대 번번이 좌절
금융위, 업무 허용 재검토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단골로 등장했던 손해보험사의 보증보험 업무 허용 여부가 또 다시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손해보험사에 보증보험시장 문호를 개방하는 방안을 재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19일 "손해보험사에 보증보험 업무를 허용할지에 대해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면서 "현황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보증보험시장 규모는 보증잔액 기준 약 800조원에 달한다. 여기에는 전업ㆍ비전업사 등을 포함해 60여 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서울보증보험, 신용보증기금, 각종 공제조합 등이 대표적인 보증보험기관이다.
보증보험 업무 취득은 손보사들의 오랜 숙원 사업 가운데 하나다. 손보사 관계자는 "보증보험은 손보영역에 속해 있는 만큼 손보사도 참여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손보사들은 IMF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대 초반부터 이 문제를 제기해왔다. 1998년 민간 전업사의 합병으로 서울보증보험 한곳만 남게 된 게 계기가 됐다. 이후 금융당국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허용 여부를 검토해왔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에는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회가,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에는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가 주도했다. 하지만 보증보험기관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손보사들이 보증보험에 눈을 돌리는 까닭은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보증보험사인 서울보증은 2011년 35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그 해 원수보험료가 1조3000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영업이익률은 25%에 달했다. 저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손보사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시장인 셈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보증보험의 문호 확대 문제가 제기된 데는 예금보험공사도 한 몫 했다. 예보는 서울보증 지분 93.8%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예보는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서울보증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데, 손보사의 보증보험 참여 문제가 해결돼야 입장 정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예보 고위 관계자는 "보증보험 시장에 손보사의 참여 여부에 따라 서울보증 지분의 평가액이 달라지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 전업사 가운데 유일한 보증보험사인 서울보증 관계자는 "보증보험의 취지는 신용도가 낮은 기업이나 개인의 신용을 보강을 해주는 것"이라면서 "대형 손보사들이 참여할 경우 비교적 높은 신용등급의 기업이나 개인을 취급하게 돼 전업사 입장에서는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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