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주인공으로..무용가 안은미 "맘대로 춤추세요"
AD
원본보기 아이콘

'피나 안 인 서울' 아마추어 78명과 공연…내일까지 국립극장서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비평가가 비평할 것도 아니고, 남 눈치 볼 것도 없다. 맘대로 살아본 적 없는 우리사회 보통 사람들에게 그저 자유를 만끽하게 해주고 싶었다."

'빡빡머리' 무용가 안은미(51·여·사진)씨가 이번엔 무려 78명의 보통 사람들에게 아예 춤 공연을 만들어 올리게 했다. 예술로써 대중에게 '주인공이 되는 삶'을 독려하고 있는 안 씨는 외모에서부터 그런 기운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좋아하는 색에 대해 "극치에 달하는 '형광색' 같은 게 나와 닮았다고 생각한다. 우중충한 색깔을 입으면 기운이 없어진다"고 말하는 그의 몸을 감싸고 있는 옷은 빨간색과 밝은 연두 같이 눈에 확 들어오는 색깔들이다.


앞서 안 씨가 보여준 공연 '아저씨를 위한 무책임한 땐쓰' 등을 통해서는 40대 남성, 할머니 같은 세대별 역사를 '춤'을 통해 보여줬다면, 이번 공연은 보통 사람들의 주체성을 더 끌어올리는 작업이다.

"몸은 거짓말을 못한다. 그 안에 시간성과 역사성이 담겨있다. 이번 공연은 늘 관객의 입장이었던 사람들이 공연을 직접 짜보며 표현하려는 것을 마음껏 펼쳐볼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하기 위함이다"


'피나 안 인 서울'이란 제목의 이번 공연은 지난해 9월 우리나라에도 소개된 바 있는 빔 벤더스 감독의 다큐멘터리 '피나'로부터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전설적인 무용가 고(故) 피나 바우슈에 대한 이야기인 이 다큐를 관람한 이들을 대상으로 직접 공연을 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식으로 성사가 된 것이다.


안 씨는 "무용 보다는 영화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피나 바우슈를 알게 되는 것 같았다"며 "미디어의 파워를 부정할 수 없었고, 이를 착안해 '피나'를 관람한 이들을 대상으로 직접 공연을 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 모집은 오디션 형식으로 이뤄졌지만 탈락자는 한명도 없었다. 개인 사정상 어려운 이들을 제외하고 총 78명의 '아마추어 감독'들이 4개월 동안 무대를 기획했다. 주제도 자유고, 무대에 출연하는 이들도 알아서 데려오면 됐다.

AD

안 씨의 역할은 '내버려 두기'였다. 무엇을 가르치기보다는 아마추어들의 에너지가 자연스럽게 표출되기를 '기다려 주는 것'이 일이었다. 안 씨는 "무대에 오르는 것, 남에게 무엇을 보여주는 것에 대한 공포심을 없애는 게 관건이었다"며 "사랑, 식욕, 자아 등 '인간'의 모든 것을 살펴볼 수 있는데, 어떤 주제나 개념보다는 아마추어들이 뿜어내는 에너지를 눈으로 확인해주길 바란다"고 권했다.


2분짜리 78개의 에피소드가 펼쳐지는 이 공연은 내일까지 양일간 국립극장에서 저녁 8시에 열린다.


오진희 기자 valer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