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장고' 갑작스레 상영 중단 결정..네티즌 배경 두고 갖가지 說 분분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노예의 굴레를 벗어났던 장고가 중국에서 다시 사슬에 묶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가 10일(현지시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장고:분노의 추적자(영어제목 : Django Unchained)의 중국 상영이 갑작스레 중단된 것을 빗대서 표현한 말이다.

영화 '장고'는 원래 중국 정부의 사전 승인을 거쳐 극장 상영이 허락된 작품이다. 실제 베이징(北京)의 한 극장에서는 장고를 상영하기도 했지만, 상영을 시작하자마자 영화 방영이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10시15분에 상영된 장고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았던 쉬에위타오(27)는 "영화가 시작한지 1분 가량이 지나자마자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극장에 들어오더니 영화가 중단됐다"고 말한다. 그는 "맨 처음에 깜짝 놀라서 무슨 일인가 몰랐다가, 나중에 관객들이 웃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관객들이 웃은 이유를 "상황 자체가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내 영화 배급을 맡고 있는 중국영화공사는 "기술적인 이유" 때문에 영화 상영을 철회했다고 밝혔다고 극장 관계자들이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내 검열을 담당하고 있는 국가신문출판광파전영전시총국은 코멘트를 거부했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에서 영화 등에 대한 검열은 새로운 일은 아니지만, 상영이 결정됐던 영화가 중단되는 것은 예외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왜냐하면 중국에서는 검열 때문에 문제 소지가 있는 영화는 아예 상영 승인 절차를 밟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영이 허가 된 장고는 애초에 문제가 없었다는 것인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영화가 중단됐다는 것이다.


갑작스런 장고의 상영 중단과 관련해 중국내에서도 그 배경을 둘러싸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장고의 폭력성이나 남성 및 여성의 나체가 등장하는 것이 문제가 되서 상영이 중단됐다는 주장도 있지만, '반란'을 신나고 즐겁게 표현한 것 등이 정치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어서 중단 됐다는 설명도 있다. 또 일각에서는 중국 영화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대한 검열 기준을 적용하지만, 헐리우드 영화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장고의 배급업체인 소니 픽쳐스는 "중국내에서 장고 상영이 중단된 것에 대해 유감이라면서, 재상영 일정을 중국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과 관련해 중국의 영화 평론가인 리에원은 "(장고의 상영 중단 결정은) 비합리적이고, 보수적이며, 어리석은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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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장고는 미국의 영화 흑인 영화배우 제이미 폭스가 장고로 분해, 미국 남부에 노예제도가 남아 있던 시절 플랜테이션 농장에서 노예로 살던 아내를 구하는 이야기다. 이 영화는 미국 내에서도 폭력적인 장면과 노예들에 대한 끔찍한 묘사 등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고 WSJ는 전했다. 하지만 장고의 시나리오를 쓴 타란티노 감독은 아카데미 각본상을, 닥터 킹 슐츠를 연기했던 크리스토퍼 왈츠는 최우수 조연상을 수상하는 등 평단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최근 할리우드 영화 관계자들은 중국의 영화 산업이 빠른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중국내에서 헐리우드 영화들이 선전함에 따라 중국 정부가 헐리우드 영화를 견제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다크나이트라이즈'와 '어매이징스파이더맨'을 같은 날 개봉했는데, 중국 네티즌들은 두 영화를 보는 관객수를 줄이기 위해 중국 정부가 꺼내든 묘수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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