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증시, 위기가 기회?" 전문가 진단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울고 싶을 때 뺨 맞은 격이다. G2(미국·중국)의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자금 역시 '바이(Bye) 코리아'를 외치며 박스권에서 지지부진한 장세를 이어오던 코스피는 북한 도발 우려에 또 한 차례 출렁였다. 이번주 코스피의 주간 변동성은 3.6%로 코스피가 연중 저점(1930)을 형성했던 지난 1월 말(3.7%)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5일 시장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리스크의 경우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현재 지수 수준에서 대부분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그보다 문제는 돌아오지 않는 외국인, 일본은행(BOJ)의 강한 드라이브에 따른 엔화약세 심화 우려, 미국의 제조업 및 고용지표 부진, 중국의 부동산 규제 강화에 따른 시장 위축 우려 등이다. 이같은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코스피는 당분간 박스권에 머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1900선 초반 선에서 형성돼 있는 박스권 하단은 지지될 것으로 봤다.
김학주 우리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CIO)은 "패닉이나 공포심리로 나오는 매도라 해도 이론적으로 1850선 전후에서는 멈추게 될 것"이라며 "이 근처로 내려가면 무조건 사도 만회가 될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라고 평가했다.
◆'대외요인' G2 더딘 회복…"지표 확인과정 필요"= 전문가들이 북한의 도발보다 우려하는 것은 글로벌 주요국의 경기 등 대외요인이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가 시작된 시점에서 주가 상승의 가장 큰 걸림돌은 미국 경제지표의 개선속도 둔화 가능성"이라며 "사상 최고가 행진이 이어지는 미국 증시도 2분기 중에는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외국인의 '컴백' 역시 시일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이다. 김영일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외국인의 자금 유입은 결국 한국시장의 소외가 얼마나 이어질 것인가의 문제"라며 "상반기까지는 북한과의 긴장관계도 있고 국내기업의 어닝 모멘텀도 크게 없는 상황이어서 외국인이 급하게 돌아설 것 같지는 않다"고 예상했다.
◆환율영향 덜 받는 실적주 '주목'=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전문가들은 환율 및 경기영향을 덜 받는 중국·아시아 소비주 및 실적호전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남동준 삼성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경기에 민감한 화학, 철강, 조선업종 보다는 경기에 둔감한 통신, 유틸리티 등이 당분간 상대적으로 매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주 본부장은 "신성장동력이 발생하고 있는 온라인쇼핑, 인터넷포털 쪽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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