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키프로스는 잊어라. 조만간 일본에 메가톤급 태풍이 불어닥칠 것이다."


지중해의 작은 섬 키프로스의 재정위기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진짜 위기는 일본에서 비롯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아시아 주식 전문 펀드 매니저인 제임스 그루버는 최근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기고문에서 유럽 위기국들의 부채를 일본과 비교하면 '새 발의 피'라며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유럽의 긴축 움직임을 반대하고 나선 케언즈학파의 경기부양론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영국의 유력 칼럼니스트 마틴 울프는 '재정긴축의 슬픈 역사'라는 기사에서 유럽 각국이 공공지출 증대와 구조개혁을 함께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루버는 울프가 경기부양론의 첫 근거로 제시한 미 경기회복이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고 일축했다. 미 경기회복 속도가 더딘데다 실제 실업률이 11%에 육박한다는 이유에서다.

긴축정책으로 유로존의 소비가 위축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유로존이 긴축재정을 시행한 바 없다"며 "유럽의 전체 부채가 꾸준히 늘어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390%에 이른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그루버는 일본에서 불황 탈출용 부양책을 쓴 적이 없다는 울프의 주장에 대해 '쓰레기'라고 폄하했다. 2001~2006년 일본의 총 통화량이 82% 늘었지만 경제성장률은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아베 총리가 추구하는 정책이 부채를 산더미처럼 늘려 외환위기로 이어질 것"이라며 "외환위기는 시간이 문제"라고 전망했다.


그루버가 주장하는 '일본 외환위기론'의 근거는 이렇다. 현재 일본 정부의 부채는 GDP 대비 245%에 이른다. 일본의 전체 부채는 GDP 대비 500%다. 일본 정부가 국채 이자를 갚는 데 쓰는 비용은 재정의 25%와 맞먹는다.


그루버는 "일본 정부에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부채 해결 방법으로 지출 대폭 삭감, 화폐공급 증대가 있다. 그러나 최근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인 통화완화 정책은 재정위기를 늦출 뿐 결국 더 큰 고통만 안겨주리라는 게 그루버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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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채의 경우 91%를 내국인이 갖고 있어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그루버는 "고령화로 일본인들에게 은퇴 비용이 절실해져 외국인 보유 일본 국채 규모가 늘고 있다"며 "따라서 일본 국채 수익률이 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루버는 지난해까지 투자운용사 AMP 캐피털에서 10억달러(약 1조1100억원) 상당의 아시아 자산 펀드를 운용했다. 그가 이끈 중국 A주 펀드 수익률은 글로벌 1위를 기록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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