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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백 주의보', 사행심 노린 '재고처리' 먹잇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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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럭키백 구매를 위해 줄을 선 사람들

애플 럭키백 구매를 위해 줄을 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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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직장인 김유진(32)씨는 최근 A브랜드의 럭키백 행사에서 거금 15만원을 썼다. 처음 구매시에는 5만원짜리 럭키백 2개를 구매했다. 그러나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 상품이 걸리자 또 다시 백화점으로가 5만원짜리 럭키백 하나를 더 구매한 것. 인터넷으로 관련 상품 가격을 찾아보니 출시 당시 가격은 8만원이지만 현재는 불과 3만원이면 구매가능한 재고 상품이었다. 15만원을 쓰고 나서야 정신이 번뜩 들면서 차라리 마음에 드는 정품 하나를 고를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는 김씨는 "처음에는 싼 값에 비싼 상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구매를 했는데 뜯어 보면 허탈해서 또 사는 것을 반복했다"며 "상술에 낚인 것 같아 마음이 영 좋지 않다"고 말했다.

국내 유통업계 전반에 퍼지고 있는 '럭키백' 열풍이 소비자들의 '사행심'을 조장해 과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3만~4만원대로 시작한 럭키백이 인기를 끌자 최근에는 25만원대 초고가 럭키백까지 등장했다.

대상도 외식업체에서 주얼리, 핸드백, 스포츠 브랜드까지 유통업계 전반으로 순식간에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주요 백화점 업체들이 입점 브랜드들에게 이런 행사를 부추기는 정황까지 포착됐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백화점은 다음달 14일 화이트데이를 겨냥해 다수의 입점업체들에게 '럭키백' 행사 협조를 요청했다.

롯데에서 '럭키백' 행사를 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다른 백화점들도 하나 둘 씩 이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공문을 보낸 것은 아니고 화이트 데이를 앞두고 이런 이벤트를 해 보면 어떠냐는 제안을 한 정도"라며 "현재 논의중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복주머니 행사에서 유래한 럭키백 이벤트는 일정한 돈을 주고 어떤 제품이 들어 있는 지 모르는 가방(럭키백)을 구입하는 것으로, 운이 좋을 경우 구입가보다 3∼5배 비싼 제품을 얻을 수 있는 일종의 이벤트다.

유통업체들이 복권을 구입한 것 같은 재미를 느끼는 소비자들의 사행심리와 불황에 조금이라도 싼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절묘하게 이용해 '재고처리백'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스타벅스가 2007년 처음 실시한 후 소비자에게 알려지기 시작해 화장품과 패션업계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총 제품 가격이 개별 구매할 때와 비교하면 저렴하다는 계산과 원하는 상품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에 소비자들은 불필요한 물건까지 감수하고 구매하게 되는 구조다.

일부 소비자들이 적은 돈으로 아이패드와 같은 초고가 상품을 얻게 되는 대신, 또 다른 소비자들은 불필요한 물건에 돈을 지불하게 되는 셈이다.

최근에는 신제품 홍보 및 기념일 마케팅에서 '색다른 상술'로 선호되고 있다.

주얼리 브랜드 스와로브스키는 23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한시적으로 신제품과 베스트 셀러 제품, 호텔 패키지 등을 일부 섞어서 구성한 25만원대 초고가 럭키백을 출시한다.

신제품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기존 럭키백 행사와는 차별화된다는 설명이지만 화이트데이에 맞춰 소비자 지갑을 열어 보겠다는 속셈이 빤히 보인다.

최근 강남역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 뉴발란스 역시 '럭키백' 이벤트를 진행했다. 수백명의 인파가 몰려들어 당초 마련됐던 럭키백 300개가 초과 판매됐다.

뉴발란스 관계자는 "오픈 기념으로 마련됐던 럭키백 행사는 양심적으로 진행됐다"면서 "타 업체에서 불거졌던 문제점 두 가지인 럭키백 가격보다 낮은 제품을 담거나 재고 소진의 목적으로 진행하지는 않았다. 최소 2배 이상 가격제품을 담았고 2013년 신상품을 담았다"고 해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타벅스 럭키백 등이 큰 인기를 끌고 소비자들이 재미를 느끼면서 대형 백화점 업체까지 나서서 럭키백 행사를 해달라고 요청해온다"면서 "처음에는 3만~4만원대로 시작했다가 최근에는 화이트데이를 앞두고 10만원대 이상의 고가 럭키백까지 등장하는 등 점점 더 과열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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