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PB도 성과급 바람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은행권 PB(프라이빗 뱅킹)업계에도 성과급제 바람이 불고 있다. 개인금융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증권이나 보험과는 차별화되는 은행권의 서비스가 필요해진데다, 능력있는 전문 PB를 확보하는 게 PB시장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달부터 PB 직군 직원 88명을 일반직(L)에서 전문직(S)으로 전환했다. 국민은행의 전문직군은 총 252명으로 늘었다.
국민은행이 2009년부터 도입한 전문직군은 성과급 연동 폭이 일반직군보다 큰 것이 특징이다. 목표 대비 성과 달성률이 같더라도 전문직군의 성과급은 더 커진다. 물론 실적이 저조할 경우 성과급 하락 폭도 더 커진다.
지금까지 국민은행의 전문직군에 포함된 인력은 트레이딩과 IB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이었다. PB역시 수차례 성과급제를 도입하고자 했지만, 노조의 반대 등에 부딪쳐 매번 무산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개인영업이 갈수록 어려워지는데다, 고객들 역시 질 높은 자산관리 서비스를 원하고 있어 국민은행은 더 이상 이 제도 도입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KB금융그룹 차원에서 부동산 자산관리(R-easy), 노후ㆍ은퇴설계(골든라이프) 등 자산관리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또한 이번 서비스 도입과 연관이 있다.
국내 최초로 PB서비스를 도입한 하나은행도 이미 PB직군에 직무성과급제를 도입하고 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최소 연봉이 있고, 그 위에 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얹어 주는 형태다. 하나은행 역시 전문직군의 실적이 좋지 않을 경우 성과급 하락폭은 더 크다. 실적은 상, 하반기로 나눠 평가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PB는 물론이고 RM(기업금융전담직군) 역시 직무성과급제를 도입해오고 있다"며 "담당 업무가 전문적인 만큼 성과급도 책임 있게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PB직군에 성과급제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IB본부와 트레이딩부, 증권운용부에만 성과급 체계를 부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리스크를 갖는 업무나 딜을 담당하는 투자금융직군의 직원의 경우에만 성과급을 다르게 지급하고 있으며 PB의 경우에는 아직 도입을 하지 않았다.
신한은행의 경우 전문직군에만 성과급 체계를 도입하는 제도 자체가 없다. 7~8년 전 딜러, 금융공학센터 부문 인력에 부분적으로 성과급제를 도입하다 지금은 제도가 사라졌다.
PB의 경우에도 실적은 인사고과에만 반영되고, PB센터에 포상금을 지급하는 것 외에 개인적인 성과급은 지급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PB업계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이 오면 PB인력이 증권이나 보험 등으로 대거 유출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산가를 유치하고, 높은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PB도 성과급제를 도입하는게 맞다"면서도 "직원들 정서를 감안하면 성과급제를 도입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리테일 직원들이 위화감을 느껴 오히려 은행 전체적으로는 사기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다른 직원은 "좋은 실적을 냈을 때 우대해 주는 것은 쉽다"면서도 "만약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실적이 나빠졌을 경우 직원의 연봉을 깎는 문제 등이 어려워 이 제도가 국내에 제대로 정착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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