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지난해 12월 경기도 고양삼송지구 전용면적 109㎡짜리 아파트를 구입한 김 모씨(43세)는 취득세 감면 연장이 추진된다는 소식에 분통을 터뜨렸다. 당초 이달 말 입주가 시작되는 시기에 맞춰 잔금을 치르려고 했는데 지난해 말 세제 감면 혜택 종료에 앞서 수혜를 받기 위해 두 달 빨리 대금을 지불했다.


김 씨가 분양가 3억9000만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은행에서 끌어다 쓴 돈은 2억3000만원. 모 시중은행으로부터 연 4.2%짜리 주택담보대출을 받았고, 매달 이자로 80만5000원을 납부하게 됐다. 그는 올해 취득세 감면이 연장될 것이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정부와 여당에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고민 끝에 '취득세 아끼기' 전략을 선택했다.

김 씨는 "2월에 입주하는 터라 취득세 감면 혜택도 못받게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컸다"며 "그런데 이번 달 임시국회에서 감면이 연장된다면 두 달 치 대출이자를 쓸데없이 내게 된 셈이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해당 단지 입주 예정자 대부분이 김 씨와 같은 처지로 정치권이 금융기관과 공모해 이런 일이 빚어진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9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주택거래량은 총 10만8482건으로 전년동기보다 50.6%, 전월보다 2.4% 늘어났다. 월별 거래량이 전년동기보다 늘어난 것은 지난해 12월이 유일하다. 취득세 감면 혜택을 보기 위해 서둘러 주택을 매입한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김 씨는 "두 달 치 대출이자 160여 만원이면 한달 생활비와 맞먹는 수준"이라며 "세제완화 정책이 일관성을 갖지 못하고 일몰과 부활을 반복하는 행태로 인해 서민들만 애꿎은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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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도 찔끔찔끔 등장하는 부동산 활성화대책이 새 정권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하우스푸어로 불리는 세대주가 150만명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고통을 분담해주기는 커녕 부담을 늘리는 행태를 반복할 경우 정책신뢰 추락으로 시장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취득세 감면으로 주택거래가 활성화된다면 세수 확보 측면에서 오히려 유리하다"며 "아예 취득세 감면 방안을 영구적으로 적용해서 부동산경기 활성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큰 틀에서 더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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