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식 LTE 힘받는데···한국은 '뒷짐'만
'시분할 롱텀에볼루션' 중국·인도 등 채택...국내도 와이브로 주파수 대역 LTE-TDD에 활용해야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정부의 '시분할 롱텀에볼루션(LTE-TDD)' 지원과 거대한 내수 시장을 등에 업고 글로벌 통신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가운데 한국은 LTE-TDD 육성에 뒷짐만 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LTE-TDD가 글로벌 통신 시장에서 표준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LTE는 주파수분할 방식(LTE-FDD)과 시분할 방식(LTE-TDD)으로 나뉘는데 LTE-FDD는 한국·미국·유럽 통신사가 채택하고, LTE-TDD는 중국 통신사가 주도한다.
중국은 글로벌 통신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LTE-TDD를 집중적으로 육성한다. 중국 정부는 올해에만 LTE-TDD에 32조4000억원을 투자해 연말까지 중국 내 기지국 수를 20만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해말 홍콩에서 최초로 LTE-TDD를 상용화한 데 이어 연말에는 중국 주요 대도시까지 서비스를 확대한다.
중국을 포함해 글로벌 주요 통신사들도 LTE-TDD를 빠르게 채택하고 있다. 세계 최대 통신사로 가입자가 7억명에 이르는 중국의 차이나 모바일은 올해 1억대 이상의 LTE-TDD 단말기를 판매할 계획이다. 인도 1위 통신사인 바르티도 와이맥스에서 LTE-TDD로 전환했고 일본 소프트뱅크, 미국 스프린트도 이 방식을 채택했다. 업계에서는 2015년에는 전체 LTE 가입자의 37.4%가 LTE-TDD 방식에 해당할 것으로 전망한다.
LTE-TDD는 트래픽이 몰릴 때 업로드, 다운로드 속도를 조절할 수 있고 와이브로와 같은 주파수 대역을 쓰고 있어 용도만 변경하면 주파수에 대한 투자가 필요없다. LTE-FDD 방식과 공통점이 많아 설비와 단말기를 호환시킬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글로벌 통신 시장이 LTE-TDD 중심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 시장을 육성하려는 움직임은 지지부진하다. KT가 지난해 7월 자사의 와이브로를 LTE-TDD로 전환하는 방안을 방송통신위원회에 건의했지만 이계철 방통위원장은 "와이브로를 하기 싫으면 주파수를 반납해야 한다"고 부정적인 뜻을 밝혔다.
그러나 와이브로는 기존 이동통신과 호환이 되지 않고 LTE에 주도권을 빼앗긴 지 이미 오래라는 지적이다. 이제 국내 가입자 100만명을 넘겼을 정도다. 삼성전자, 노키아 지멘스, 알카텔 루슨트 등은 와이브로 사업은 거의 하지 않고 있고 LTE-TDD 장비 수출에 몰두하고 있다.
LTE-TDD 통신망은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국내에 글로벌 표준인 LTE-TDD 통신망이 깔리지 않으면 국내 업체의 기술 개발이 쉽지 않다. 특히 자본력이 약한 중소기업은 해외에서 장비, 부품, 단말기를 테스트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국 통신사가 적극적으로 LTE-TDD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국내에 상용화하는 게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주도로 LTE-TDD가 확산되는 가운데 글로벌 LTE 시장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국내에서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한국이 LTE-TDD를 도입하면 산업 발전 뿐만 아니라 현재 명목상으로만 남아 있는 와이브로 주파수도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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