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을 포함한 4만5000여명의 직원이 일을 하는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 내 분위기는 요즘 이렇다. 지난 15일 공개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새 정부 조직 개편안에 우정청 승격이 빠진 뒤로 우본은 말 그대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기 때문이다.
우본 공무원들은 5년 마다 짐을 싸야 하는 자신들의 처지를 비관한다. 무엇보다 우본이라는 조직에 대한 자부심을 정부가 스스로 깎아내리는 형국이라고 입을 모은다. 우본 관계자는 "업무 효율성과 독립성 보장 따위를 떠나 우리 조직의 중요도를 어떻게 책정하고 있는지 따져 묻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래창조과학부에 정보통신기술(ICT) 전담 조직이 생기고 과거 정보통신부 산하였기 때문에 원위치로 복귀해야 한다는 일방적인 논리는 우본 조직에 가혹하다"며 "조직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지경부에 잔류하는 것이 차라리 낫겠다"고 전했다. 최소한 지경부에서는 인사 적체 해소를 위해 우본을 이용하지는 않았고 조직 운영에 있어 최대한 독립성을 보장해줬다는 것이다.
우본 관계자는 "우본이 지경부에 남든, 미래창조과학부로 옮겨가든 앞으로도 본업에 충실하면서 청 승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업무 특성상 우본은 독립성을 보장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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