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코트라가 발간한 '오바마 재선에 따른 경제ㆍ통상정책 방향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현지 무역관을 통해 실시한 현지 학계ㆍ업계ㆍ기업 인터뷰 결과 오바마 2기 행정부의 경제 정책은 최근 미국 경제를 위협해 온 재정절벽의 해결방안 마련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분석됐다.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수출 증진을 통한 내수경기 회복과 일자리 창출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오바마 대통령이 2010년부터 추진해 온 국가수출전략(NEI)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최우선 통상과제로 추진될 전망이다.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개시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페르디난도 게라 LA카운티 경제개발공사 이코노미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 중심의 통상정책은 2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TPP 등 아세안과의 경제통합 노력 역시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제조업 부흥 및 주택시장 부양을 위한 자본재 구매 세제혜택이 지속됨에 따라 기계ㆍ철강 등 연관 산업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2월30일 NBC와의 인터뷰에서 2기 행정부의 주요 과제로 도로ㆍ교량ㆍ학교 등의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를 통한 경기부양 및 일자리 창출을 꼽았다. 국내 유턴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이 유지되고 글로벌 기업의 미국 투자가 확대될 조짐이다.
최근 가속화되는 미국 내 셰일가스 개발 또한 기계ㆍ설비 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최근 미 에너지부에서는 미국산 천연가스 수출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향후 한국의 천연가스 수급 및 관련 기계ㆍ설비 수출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세계 주요국들은 오바마 재선이 자국의 통상환경에 미칠 파급효과를 분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시진핑 체제를 출범시킨 중국은 오바마 2기 행정부에서 양국 간 통상마찰이 지속되지는 않을지 우려 섞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최근 오바마 행정부는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ㆍZTE 등 중국 기업의 대미 진출을 저지했다.
왕룽쥔 중국 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연구원은 "양국 간 무역 마찰이 증가하는 이유는 미국이 경제침체의 원인을 무역 파트너들의 탓으로 돌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국과 미국의 교역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향후 통상협력을 위한 양국 간 대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배창헌 코트라 글로벌정보본부장은 "오바마 2기 행정부 출범으로 펼쳐질 새로운 진출 기회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활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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