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을 바꿔보자"는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WITH! 2013]"야간조·주말조 전문직 파트타임이 일자리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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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밤이나 주말에 몸이 아프면 응급실에 가잖아요. 평일에 비해 몇 배나 병원비가 비싼데도 전문의를 만나긴 어려워요. 그러니 야간조, 주말조를 편성해보자구요. 일자리도 생기고 의료 서비스의 질도 올라가지 않겠어요? 송사에도 파트타임 판사를 투입하면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이 걸리는 법률 서비스의 품질이 훨씬 높아질 거에요. 육아나 가사때문에 정규직으로 일하기 어려운 고학력 여성들도 반길만한 대안이 될 겁니다."


일자리 실종과 청년실업의 대안. 11일 과천 집무실에서 만난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대선의 핵심 공약이 될만큼 휘발성이 큰 이 문제의 답을 명쾌하게 정리했다.

이 장관은 "과로 문화에 익숙한 대한민국의 근로 관행을 바꾸면 답이 나온다"면서 "반듯한 파트타임 일자리"를 대안으로 꼽았다.


그는 "선진국엔 의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종에 시간제 근로자들이 많고, 우리나라에도 교정시설에는 파트타임 의사들이 있다"면서 "환자를 치료하거나 특정 사건을 담당하는 전문직 업무는 반드시 '아침 출근 저녁 퇴근' 형태의 풀타임 근로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흔히 저임금의 나쁜 일자리로 여기는 파트타임 일자리를 병원이나 법원처럼 구직자들의 선호도가 높고 근무환경이 좋은 곳에서 받아 들이면, 이들에 대한 고용 조건이나 임금 차별 문제도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그는 아울러 "육아때문에 일을 그만두려하거나 이미 그만둔 뒤 재취업을 원하는 고학력 여성 인력도 이런 방식으로 경제활동에 참여시키자"고 제안했다. 이 장관은 "아이 돌보는 일이 문제라면, 하루 중 반나절만 일하는 근무 제도를 허용해 기업은 숙련된 인력을 잃지 않고, 고학력 여성은 일자리를 유지하고, 국가는 인적 자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발상을 바꿔보자"고 말했다.


이 장관은 "사회적 대타협"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현대차 등의 귀족노조 논란과 쌍용자동차의 해고자 복직 문제와 같은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려면 가진 쪽의 양보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각종 혜택을 누리면서 강성 노조의 보호를 받고 있는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들이 비정규직이나 사내 하청 근로자들과 근로 시간·임금을 나누는 아량이 있어야 공생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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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관은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대학의 구조조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2020년까지 대졸 구직자가 50만명이나 초과 공급될 것이라는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이 나와있다"면서 "지금처럼 70%가 넘는 대학진학률이 유지되면 교육에 대한 과잉투자가 계속돼 비싼 기회비용을 지불하고도 취업애로계층으로 전락하는 구직자들이 무더기로 양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장관은 따라서 "대학 정원 조정을 통해 산업계가 요구하는 수준에 맞는 인력이 공급돼야 일자리 미스매치와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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