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윤빛가람 "유럽 진출하고 싶지만..."(인터뷰)
[울산=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윤빛가람의 2012년은 불안했다. 경남에서 성남으로 둥지를 옮겼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31경기에서 1골 3도움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축구 천재'라는 화려한 수식어는 '먹튀'라는 자연스레 오명으로 바뀌었다.
2013년에도 불안은 여전하다. 동계전지훈련에 매진하지만 팬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거듭된 이적설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거론되는 유력한 행선지는 SC브라가(포르투갈). 이 밖에도 중동, 일본, 프랑스 등의 클럽들이 오르내린다.
지난 9일 전지훈련 숙소인 울산 현대호텔에서 윤빛가람을 만났다. 수염으로 덥수룩한 얼굴은 마음고생 탓인지 초췌하고 지쳐보였다. 망설임 끝에 입을 연 그는 막상 말문이 열리자 참아왔던 심경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다음은 윤빛가람과의 일문일답
많이 힘들어 보인다.
힘들고 피곤하다(웃음). 잠을 많이 자는데 하루 두 차례씩 운동을 하다 보니 쉴 시간이 없다. 그래도 지난해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시즌 2군에 내려가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다.
경남과 성남에서의 역할이 달랐다. 신태용 감독은 수비 부담을 덜어주려고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겼다. 전방에서 활발한 침투를 주문했는데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공수를 오가는데 익숙했기 때문이다. 돌아서서 볼을 받는 스타일인데 수비를 등지고 뛰는 경우도 많았다. 코치진과 상의했지만 해답을 찾지 못한 채 시즌이 끝났다.
태업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솔직히 억울하다. 축구는 직업이다. 이걸로 먹고 살아야 한다.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섭섭했다.
실제로 몇 경기는 플레이가 무성의해 보였다.
태업이란 말이 나오게 된 결정적인 계기다. 일부러 성의 없는 플레이를 하진 않는다. 모두가 지켜보는데 무덤을 팔 이유가 있겠나. 태클이나 몸을 던지는 모습이 없어 오해가 생긴 것 같다. 실수가 많아지면서 자신감을 잃었다. 비난도 두려웠고. 자연스레 경기력이 점점 떨어졌다.
경남에서 이적할 당시 해외 진출설이 터져 마음을 다잡지 못했단 시각이 있었다.
원래 꿈이 유럽무대였다. 성남에서 영입 제의가 있었지만 솔직히 유럽에 가고 싶었다. 뜻을 이루지 못해 바로 마음을 접었다. 조금 더 기량을 키우고 다시 도전해볼 생각이었다. 경기가 안 풀리다보니 논란이 부각된 것 같다.
성남에 와서 비난의 화살을 맞았다. 심경이 어땠나.
힘들었다.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이라 충격이 더 컸던 것 같다. 내 탓이지만 악플과 기사를 접하며 많이 흔들렸다. 특히 성남 홈페이지에서 접한 비난이 자주 신경 쓰였다.
어떻게 이겨냈나.
시간이 해결해준 것 같다. 왜 경기가 안 풀리는지 고민한 끝에 답을 찾았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내심 시즌이 빨리 지나가길 바랐다.
최근 연말 휴가를 반납하고 숙소에서 개인 훈련을 했다.
조깅을 하며 컨디션을 유지했다. 내용이 알려져 당황스럽더라. 솔직히 동료들보다 잘 하고 싶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올 시즌도 성남에서 뛰나.
목포 전지훈련에서 유럽행 기사를 처음 접했다. 이적 문제는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아직 결론이 나지도 않았고. 일단은 성남에서 훈련에 매진할 계획이다. 물론 좋은 기회가 생긴다면 오랜 꿈이었던 유럽에 꼭 진출하고 싶다. 불발되면 성남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팬들에게 두 번 실망을 안길 순 없다. 스스로도 화가 난다. 자존심 상하고 부끄러운 일이다.
윤빛가람에게 성남은 어떤 팀인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미안한 팀. 특히 서포터스 성원에 보답하지 못해 안타깝다. 아직 프로 4년차다. 지난해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여기고 열심히 뛰겠다. 끝까지 응원해준 팬들에겐 꼭 보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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