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같은 도발의 이면은 화려하지도 아름답지도 않다. 우선 싸이의 성공을 한국 대중음악의 세계적인 도약, 국격 상승 등 국가주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그 중의 하나다. 또 '1등'을 달성하자며 열을 올린 국민 정서다. '최고'여야만 인정하는 1등주의 정서는 '강남 스타일'에서도 피할 수 없었다. 그것이 빌보드라해도, 우리 대중음악사의 초유의 사태라해도 1등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흔한 '은메달'중 하나일 뿐이다. 예전보다 다소 누그러지긴 했다고는 하나 "끝까지 가야만 하는" 한국적 정서는 예외가 없었다.
그룹 '크리던스 클리어워터' 또한 마찬가지다. 조영남의 번안곡 '물레방아 인생'으로 낯익은 'Proud Marry' 등 다섯곡만이 2위를 기록했다.'소울의 대부' 제임스 브라운은 더 하다. 그는 50여년 음악활동 동안 1위는 커녕 2위조차 한번도 기록하지 못 했다. 그들은 모두 대중음악사의 전설이다. 누구도 그들의 음악적 업적을 1, 2위로 평가하지 않는다. 그들은 여전히 추앙과 존중을 받고 있다.
관료주의 또한 돌아봐야할 대목이다. 싸이는 충분히 상 받을만 했다. 또 당연히 받아야한다. 그러나 정부는 문화훈장을 수여하는 등 요란스레 팡파레를 울림으로써 국가주의 정서에 편승했다. 이를 바라보는 문화계 저변의 시선이 곱지 않은 건 당연한 일이다. "한 게 뭐가 있다고 ?" 문화예술인들은 정부가 실적에 급급해 잽싸게 '숟가락을 얹는다"며 냉소를 보였다.
화려했던 2012년, 우리의 어둡고 침침한 자화상을 다시금 들여다보기가 쉽지만 않다.
이규성 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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