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은 특히 한국 헌정 사상 최초로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으며, 박 당선인이 독재자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점을 집중 조명했다. 또 박 당선인의 최대 과제는 아시아 4위 경제대국인 한국의 안정적 발전과 빈부격차·일자리창출 등 ‘경제민주화’ 해결 등이라고 꼽았다.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극심한 지역·세대간 양극화 등을 지적하면서 사회적 갈등이 극복 역시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언급했다.
과거 대통령들의 ‘유령(Ghost)’들이 한국 대선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보도했던 미국 CNN방송은 19일 선거 과정과 2월까지의 인수위 설치 등을 면밀히 보도했다. 아시아 지역에서 4번째로 큰 경제규모이자 미국 등 서방의 주요 동맹국인 한국의 위상을 다시 언급하면서 CNN은 한국의 최대 현안인 경제문제가 이번 대선에도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또 박 당선인이 사회를 극단적으로 갈라놓은 과거의 유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하는 한편, 한국의 빈부격차를 언급하며 별다른 변화를 기대하지 않는 시선도 있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번 선거에 대해 양대 후보들의 공약보다는 전 대통령들과의 연결고리에 시각이 더 집중됐다고 언급했다. WSJ는 매우 추운 날씨였음에도 97년 이후 가장 높은 전국투표율 기록했다면서 박 당선인이 민주적 절차로 뽑인 첫 여성대통령임에 주목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선거 전날인 18일 코스피가 0.5%(연초대비 9.2%) 오르고 MSCI한국인덱스펀드가 0.1%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 동향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불만에도 여권이 우세할 것임을 점쳤다고 분석했다. 또 빅터 차 전 미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국장을 인용해 박 당선자의 향후 과제는 경제회복과 일자리 창출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박 당선인이 북한 지원에 대해 좀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겠다는 약속을 했다면서 이명박 정부 5년간 경색했던 남북 긴장 관계가 완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한국의 많은 언론들은 박 당선인이 이 대통령과 같은 당이라는 점에서 대북 정책의 변화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박정희의 유산은 박근혜에게 자산이자 약점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BBC는 박 당선인이 향후 그의 아버지를 비난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으며, 가디언은 박 당선인의 가족사 논란과 소속 새누리당의 친기업적 성향 비판으로 여성 후보라는 점이 이번 선거에서 큰 이슈가 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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