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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봐야 돼?] 재미와 답습의 차이…'가문의 영광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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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봐야 돼?] 재미와 답습의 차이…'가문의 영광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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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재범 기자]시리즈물의 최고 장점은 말 그대로 연속성이다. 전작의 흥행세를 이어 받아 어느 정도의 보장된 수익 구조를 꾀하는 것이다. 반대로 그 만큼의 위험도 역시 뒤따른다. 재미의 여운을 제대로 살리지 못할 경우 ‘답습’이란 패착으로 변해버린다. 4편에 걸친 시리즈 통합 1600만 명 동원이란 흥행 성적을 거둔 ‘가문의 영광’ 시리즈가 벌써 5편에 달했다.

2002년 1편 ‘가문의 영광’(525만명), 2005년 2편 가문의 위기(563만명)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이 시리즈의 실패는 3편과 4편의 안이함 이었다. ‘가문 시리즈’에서 작품성을 논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을까. 캐릭터 코미디의 색을 살리지 못한 채 상황 설정의 진부한 3류 코미디로 전락했다. 결국 4편 이후 ‘가문 시리즈’의 생명력이 다했다는 말도 팬들의 입에서 먼저 나왔다.
4편 이후 1년 만에 탄생한 5편 역시 시리즈 자체의 색을 살리는 데는 실패했다. 3, 4편의 우려먹기식 패착을 고스란히 답습한다. 시리즈를 관통하는 캐릭터 코미디의 재설정도 없다. 결국 제작진의 선택은 1편으로의 귀환이다. 제목마저 ‘가문의 귀환’이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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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편 설정의 틀어짐은 단 한 가지다. 1편의 진경(김정은 분)이 사망한 뒤 대서(정준호 분)의 새로운 신붓감 찾기 프로젝트가 큰 축이다. 1편 쓰리제이 집안 엘리트 사위 영입 작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 스토리는 1편의 10년 후다. 결국 시간상의 흐름만 있을 뿐 스토리의 흐름은 전혀 없는 정체성만 눈에 띈다.

물론 1편의 아우라는 여전하다. 정준호의 다소 모자란 듯한 캐릭터 연기와 유동근-성동일-박상욱의 슬랩스틱에 가까운 몸 연기와 대사의 맛깔스러움은 기획성 코미디 영화의 기본에 충실함을 다한다. 특히 새로 투입된 김민정의 ‘타짜’ 연기는 능청스러움 속에서 빚어내는 웃음이 포인트라고 할 만큼 색다른 맛도 있다.

하지만 장점 보단 단점이 너무 눈에 띄는 영화이기에 충무로 대표 프랜차이즈물에 대한 아쉬움이 너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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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시리즈’의 백미는 각각의 캐릭터들이 살리는 잔재미에서 온다. 이번 5편은 1편의 여운에 너무 기댄 동력을 사용해 중반 이후의 식상함을 지울 수 없게 만든다. 특히 새로 투입된 캐릭터들의 활용도가 너무 적다. 인태(유동근 분)의 아들로 첫 등장한 영민(윤두준 분)과 그의 라이벌인 규철(황광희 분)는 단순히 쓰고 버리는 소모품으로 전락시켜버렸다. 둘째 석태(성지루→성동일)로의 교체도 설명이 없다. 무엇보다 엉뚱하게도 프랜차이즈 시리즈물의 전유물인 세계관 공유를 들먹인 점이다.
난데없는 ‘엄니손 식품’(2~4편 백호파 설립 회사) 간부의 출연과 2편에서 등장한 사랑나눔재단을 등장한 점, 그리고 영화 ‘타짜’의 패러디를 도입한 것 등은 바람 빠지는 풍선의 소리처럼 영화 전체의 재미를 날려 버린다. 양념이 없어도 충분히 맛을 내고 있는 음식에 과도하게 양념을 가미해 맛을 버린 꼴이다.

어차피 ‘가문 시리즈’는 철저한 기획성 영화다. 쓰리제이가와 백호파의 연계성을 드러낸 새로운 스토리 구성을 찾아 돌파구를 마련해 5편까지 이어진 진부함의 탈피를 꾀했어야 한다. 아니면 1편에서 2편으로 넘어가는 것처럼 완전한 재구성이 5편을 살리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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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편 ‘가문의 영광’(525만명), 2005년 2편 가문의 위기(563만명), 2006년 3편 가문의 부활(346만명), 2011년 4편 가문의 수난(236만명) 등 ‘가문 시리즈’는 편수가 늘어갈 수록 그 힘을 잃어가고 있다. 전작의 여운을 살리지 못한 제작진의 오판이 가장 큰 문제였다.

5편 역시 충무로에선 한 물 간 조폭 코미디 영화다. ‘가문 시리즈’ 영화에서 조폭을 빼고는 얘기가 안 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5편까지 이어진 대표적 프랜차이즈물이라면 재탕 삼탕 나아가 사탕에 오탕까지 이어진 우려먹기 식 스토리 구성은 분명 배재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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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국도 이 정도 우려먹으면 더 이상 나올 게 없다. ‘가문 시리즈’의 재구성이 필요하다. 그래서 5편의 잔재미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더 남는 이유다. 만약 나오게 된다면 6편의 주인공은 윤두준이 될까. 생각만 해도 한숨이 절로 나온다. 물과 기름은 절대 섞일 수 없다. 재미와 답습의 차이를 좀 배우는 게 좋을 것 같다. 영화 ‘가문의 영광’ 5편이다.



김재범 기자 cine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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