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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럽 등지는 글로벌 기업들.. "더 있어도 희망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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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유럽 17개국 공동통화인 ‘유로’가 출범한 이후 글로벌 다국적기업들은 빠른 성장세를 구가한 남부 유럽지역에 큰 비중으로 투자했다. 그러나 유로존 부채위기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투자 동기를 상실한 기업들이 속속 등을 돌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킴벌리클라크사는 지난 10월 유아용기저귀 ‘하기스’ 사업을 크게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갈수록 떨어지는 출산율에 유럽 지역업체들과의 경쟁으로 가격인하 압력도 커졌기 때문이다. 독일 제약기업 머크는 스페인 정부의 보건예산 지출 축소 여파로 스페인 지사 인력 20%를 감원했고, 영국 외식업체 컴퍼스그룹은 포르투갈 정부의 고속도로통행세 인상으로 교통량이 줄면서 휴게소 레스토랑 사업을 접었다. 또 알루미늄생산업체 알코아와 프랑스 소매체인 PPR도 남유럽 사업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철수할 예정이다.
각국 정부가 강도 높은 긴축정책을 실시하면서 경제활동 전반이 위축되고 소비지출이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이에 더 이상 투자할 동기를 잃은 기업들의 ‘엑소더스’가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스페인·이탈리아 사업을 철수하기로 결정한 독일 시멘트펌프 제조사 푸츠마이스터의 노르베르트 쇼이흐 최고경영자는 “기업들이 사업을 확대하려면 인구가 늘고, 나라의 경제규모가 커지고, 탄탄한 정부예산지출이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모두 이 조건에 미치지 못하며 향후 몇 년 안에 나아질 기미도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기업들의 투자 철회는 각국 지역경제에도 타격을 미치고 있다. 이탈리아 브레시아대학교의 마르코 무티넬리 교수는 “이탈리아의 경우 글로벌 기업들은 전체 고용의 10%, 전체 산업 연구개발(R&D)비용 지출의 30%를 차지할 정도였지만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PIGS’로 불리는 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 4개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는 2007년부터 38% 감소했다. 해외 투자자들이 아시아·아프리카지역 신흥시장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최근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글로벌 기업 재무책임자들은 그리스와 스페인을 시리아나 이집트보다 더 투자 위험성이 큰 곳으로 꼽았다.

경제전문가들은 남유럽의 경기침체가 고질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북유럽의 경우 한때 호황을 구가하던 석탄산업이 급속히 쇠퇴하면서 1970~1980년대 장기실업난에 시달렸던 전례가 다시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마리 다이런 옥스퍼드이코노믹스 경제전문가는 “글로벌 기업들은 로컬 기업들보다 R&D에 훨씬 더 많이 투자한다”면서 “이들이 빠져나간 공백을 로컬 기업들이 메울 수 있을지는 의문스러우며, 이는 개별국가의 장기성장률이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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