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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기술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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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조직이나 집단 내에서 힘이 없다고 절망하지 마시라. 권력보다 더 탁월한 전략이 있다. '유혹'이다. 권력은 유한해서 곧 지나가 버리지만 '유혹자'가 되는 순간 이미 지속가능한 성공이 손아귀에 들어온 것과 같다.

여기서 '유혹'은 협잡이나 아첨, 모략 등 음습하고도 은밀한 방식과 혼동해선 안 된다. 유혹이 그저 감정놀음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그 속성은 매우 과학적ㆍ사회적이다. 세상이 불안하고 불확실할수록 유혹은 화려한 언변이나 외모, 특별한 배경보다도 더 강력한 '무기'가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오늘날 우리는 유혹의 기술이 절실히 요청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무력을 쓰는 방법으로 원하는 권력을 넣을 수 없다. 다시 말해 사회 전 분야에서 강압적인 수단을 쓰지 않고 교묘하고 부드럽게 사람들을 설득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도 주변에서 여성적ㆍ남성적 요소를 혼합한 유혹의 형태가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로버트 그린의 '유혹의 기술'은 정치인이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거나 여성이 남성을 이용해 권력을 얻는 방법 등 유혹자와 그 희생자의 성패에 대한 탐구다. 실상 유혹은 집단내 권력게임, 비즈니스적인 협상, 이성간의 교제 등 도처에서 엿보인다. 인생과 비즈니스, 사람 관계의 혼전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유혹의 법칙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절실하다.

카사노바는 유혹의 세계에서 그야말로 교범일 뿐만 아니라 모든 남성이 부러워하는 인물이다.여성조차 카사노바에게 유혹 당하기를 거부하지 않는다. 오히려 희생자들은 파멸을 두려워하지 않고 서슴없이 스스로 말려들기도 한다. 전략은 단순하다. 모험이 필요한 여인에게는 위험한 로맨스를 안겨주고, 진지한 대화를 원하는 여인에게는 고상하면서도 지성적인 상대가 돼 준다.즉 상대가 원하는 이상형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결핍을 채워주는 전략을 활용한 것이다.
클레오파트라가 로마 권력자는 물론 제국의 운명조차 치마폭에 휘감을 수 있었던 비결은 뛰어난 외모에만 있지 않았다. 남자의 환상을 사로잡을 수 있는 변신을 전략으로 삼았다. 남자들은 본래 모험을 즐기며 쉽게 싫증을 낸다. 따라서 클레오파트라는 카이사르나 안토니우스 등 로마 권력자들에게 뛰어난 화장술과 화려한 차림새와 더불어 선물, 모의 전쟁, 유람 여행, 타락적이며 퇴폐적인 주연 등 매일같이 다른 드라마를 제공함으로써 자신의 권력을 유지했다.

마릴린 먼로가 성적 매력, 요부의 이미지를 통해 할리우드를 점령해 나가는 것도 탐구할만한 부분이다. 그녀는 할리우드에서 늘 연기력에 의심을 샀으며 다양한 역할을 하기에는 부족한 배우였다. 당시 여성은 물론 여자 배우에게 정숙하며 순종적인 태도가 요구됐으며 성적 매력은 경멸스러운 것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남자들의 숨겨진 욕망은 그녀앞에서 무력했다. 그녀는 더욱 철저히 성적 매력으로 무장함으로써 시대의 아이콘이 될 수 있었다.

이처럼 저자는 유혹의 유형과 전략을 통해 결정적인 순간마다 세상을 헤쳐나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유혹을 위해서는 도덕적일 필요는 없다"고 설파할 만큼 다소 마키아벨리즘적이기는 하나 적어도 유혹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전략이라는 데는 의문을 갖기 어렵다. 거기에 상대를 꺾고 부수는 전략만이 아니라 스스로 힘을 기를 수 있는 교범적 품격도 갖췄다. 유혹의 기술(웅진 지식하우스) /로버트 그린//2만9000원




이규성 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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