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덴트 H.S 헤리덴트재단 최고경영자(사진)는 2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대신증권 '2012년 리서치포럼'을 통해 미국 베이비 부머세대가 소비의 정점을 이루는 46세를 넘어섰기 때문에 2000년대 말부터 2020년초까지 '경제의 겨울'이 찾아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리 덴트는 인구 추이와 그에 따른 소비 패턴의 변화를 통해 경제의 4계절을 예측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08년 미국 경제 대공황을 정확히 예측해 명성이 더욱 높아졌다.
그는 이 같은 경기 악화로 내년부터 2016년까지, 혹 길게는 2020년까지 채권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리 덴트는 "3차 양적완화가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리고 내년 초 경제성장률이 1·2차 양적완화 때보다 더 낮아지면, 채권투자자들은 부양책과 재정적자 없이 경기가 회복되기 힘들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따라서 미국 국채의 신용 품질이나 신용등급 강등에 대한 우려로 국채 수익률이 오를 것이고 그때가 국채 매수 최적기라는 설명이다.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주택시장에 대해서는 냉정한 시각을 보였다. 해리 덴트는 "연준의 저금리, 대출 부추기는 은행, 정부 보증기관의 합작이 유례없는 주택시장 거품을 형성했다"며 "버블은 꺼지면 본격 팽창이 시작됐던 시점이나 그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이를 감안할 때 미국 주택가격이 버블 전 시점으로 돌아가려면 고점 대비 55% 하락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이 또다시 2차 재정위기를 불러올 것이라는 위기감도 드러냈다. 해리 덴트는 "유로존은 그리스와 아일랜드, 포르투갈에 이어 스페인에 구제금융을 제공하며 문제를 해결하려 하겠지만 어느 순간 구제 프로그램의 한계를 느낄 것"이라며 "스페인은 구제하기 규모가 너무 크고 부동산 버블도 심각하기 때문에 이들 국가의 채권이 디폴트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손해가 덜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상품가격은 농산물을 제외한 금과 은, 원유 등 대부분의 상품이 신흥국 경제성장 둔화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상품가격은 2008년~2011년 중반 사이에 고점을 쳤다"며 "다만 농산물은 신흥국 경제가 둔화된다고 해도 마지막까지 줄이기 어려운 항목인만큼 농산물 가격은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처럼 상품, 부동산, 주식 모두 2023년까지 하락 추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대세 하락기 속 내년 하반기부터 2014년까지는 하락추세가 강하고 2015년에서 2016년까지는 상승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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