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후보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열린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도 참석했다. 여의도공원은 전국에서 모인 1만 7000명의 한국노총 관계자들로 가득찼다.
세 후보는 서로 악수만 나눈 뒤 자리에 착석해 10여분간 아무런 이야기도 나누지 않았다. 특히 문 후보와 안 후보에게 시선이 집중됐다. 후보 단일화 협상이 파행을 거듭하며 사이가 틀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문 후보가 안 후보에게 먼저 말을 걸었고 둘은 10여초간 대화를 나눴다. 이어 다시 2~3분에 이어 대화를 나눴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이 둘의 얘기를 메모했다. 안 후보가 “국민들이 걱정이 많으신 것 같다. 지혜를 함께 모아야 될 것 같다”고 하자 문 후보가 “잘 해나갑시다. 우리 국민 여러분께 실망 안 시켜드려야죠. 잘 될 겁니다”라고 답했다. 또 “문 후보가 현장 다니는 것 어떤지 물었고, 안 후보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농성현장 다녀온 이야기를 했다”고 유 대변인은 전했다.
문 후보가 먼저 축사를 하고 내려오며 단상 아래에서 대기하던 안 후보와 만나 악수를 나눴다. 축사 후 곧바로 자리를 뜬 박 후보와는 달리 문 후보는 안 후보의 축사가 끝날때까지 기다렸다. 문 후보 측은 “자리에 남아 축사를 들어주는 것이 안 후보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의 축사가 끝나고 둘은 함께 ‘비정규직 철폐’ 플랜카드를 들고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취재진들이 향후 단일화 회동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냐고 묻자 안 후보는 답을 하지 않고 자리를 서둘러 떴다. 유 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애기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문재인 후보는 “잘 의논해서 잘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오늘 단일화 얘기 나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문 후보는 “서로 잘하자고 그랬다”는 말을 남기고 행사장을 떠났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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